비 내리는 날, 여름의 책상 창문 너머로
주룩주룩 창문에 비는 내리고,
타닥타닥 비 내리는 소리도 있다.
활짝 창문을 열고, 살짝 습하지만
선선한 바람을 쐬는 나도 방에 함께 존재한다.
글자로 꾹꾹 오늘 한 일에 대해 쓰고
더 세세히 적으며 성취감을 느끼는 일.
책을 펴서 한 문장이라도 읽는데
빗속에서 퍼지는 책 냄새와 꾹꾹 눌러쓰는 행위.
방금 뭐 했더라 하는 복귀.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고 그 의미를 골똘히 바라보며
온전히 그 문장과 단어 속에 빠지는 일.
여름비가 내리고 책상은 여전히 있고
그 자리에 기록하는 나도 존재한다.
책상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려나?
뭔가 그래도 끄적이면 뭐라도 된 것만 같다.
책상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하는 자그마한 소망과 희망이
아직 여기 있다.
우리 자주자주 의식해서 비 냄새를 맡으러
창문으로 향하자.
잠깐은, 지금만큼은 괜찮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