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는 개봉 당시 관객들에게 많은 충격을 선사했다. 먼 미래를 보는 듯한 세계관과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소재와 대사들이 그 당시에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만으로 볼 때 영화 역사상 위대한 SF 시리즈물로 자리매김하는 작품이다. 처음에 '매트릭스'를 접했을 때 필자 또한 충격이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SF 장르지만 전무했던 스타일의 영화였다. 2025년, 영화를 다시 곱씹으면서 이 글을 작성해 보니 근 미래에 대한 우려와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담겼고, SF 장르의 외형과 어울리는 액션과 영화의 전체적인 줄기에 어울리는 연출, 그리고 적절한 위치에 있는 인물과 그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느낀다. 특히, 대사를 통해 전해지는 철학적인 화두는 영화의 깊이를 더해주고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총 3편의 시리즈로 제작된 '매트릭스' 시리즈는 시작이 매우 훌륭하다. 강력한 AI에 비해 연약한 인간 세력이 대항하는 모습들은 장르적인 서스펜스와 긴장감까지 유발한다. 여러 가지 언급한 사항 중에서 '세계관', '액션', 그리고 '캐릭터'에 집중하여 영화 '매트릭스'를 다뤄보는 시간을 가진다.
우리가 보통 새로운 영화를 보면 보편적으로 예상되는 지점이 있다. 제목을 통한 유추, 포스터와 소개 문구를 보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어림잡는다. 하지만 영화 '매트릭스'는 그 예상을 모두 비껴간다. 그 당시에는 수용하기 힘들고 충격적인 세계관이었다. 그러나 충격은 점점 신선함으로 바뀌고 우리는 그 신선함을 수용하게 된다. 필자는 '워쇼스키' 두 감독의 세계관을 처음에 받아들이지 못했다. 난해했고, 이상하게 느껴졌으며 어린 나이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많았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영화를 보니 그 충격은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변환되어 다가왔다.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을 점차적으로 수용하게 될 때, 영화에 담긴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난해하게 보이고 근 미래가 배경이라고 해서 영화 '매트릭스'를 단순 SF 영화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그 세계관에는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고 있고, 미래에 대한 우려를 담아내며 사회적이면서 철학적인 화두를 관객에게 던진다. 어색하면서도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지만, 그 세계는 그다지 먼 미래가 아닌 듯한 현실성을 지녔기에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힘을 갖는다.
SF 장르이며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영화적 특색을 액션을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슬로우 모션 기법이 자주 사용된다. 정도를 넘으면 연출 기법의 피로도가 쌓이지만 적절한 선을 유지함으로써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가상과 현실의 특성을 잘 혼합한 액션 장면도 흥미롭다. 캐릭터 간 근접에서 이뤄지는 타격 액션과 슬로우 액션 연출이 가미된 총기 및 차량 액션은 멋스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신체적인 능력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액션의 차이는 장르적인 긴장감을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가상과 현실성의 균형을 유지한다. 균형이 깨지면 영화에 관한 설득력이 감소될 것이다. '워쇼스키' 두 감독은 이를 의도한 것일까?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적인 액션을 기반으로 연출의 힘을 더해 화려함을 입힌다. 그로 인해 영화의 설득력이 강해짐과 동시에 몰입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영화 '매트릭스'의 액션은 느슨함 없이 탄탄하게 구성된 시나리오와 함께 조화를 이룬다. 시나리오의 흐름에 따라 각 시퀀스 톤에 맞춘 액션의 연출이 영화에 힘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모피어스'역의 '로렌스 피시번' 배우와 '트리니티'역의 '캐리 앤 모스' 배우의 열연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네오'는 극에서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끌려가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보인다. 하지만, 후에 펼쳐지는 변화를 통해 영화의 큰 반전을 가져온다. '모피어스'는 묵직한 존재감을 지녔다. 그를 통해 설명하는 '매트릭스'의 세계관, 그리고 그의 대사들은 영화의 뼈가 되는 내용들이다. 시나리오 상의 설정인 영향도 있지만, 그를 표현하는 배우 '로렌스 피시번'의 탁월한 연기력이 '모피어스'를 돋보이게 한다. 배우 '캐리 앤 모스'를 통해 보이는 '트리니티'는 여성이라는 조건에서도 남성과 비등한 액션의 능력을 보여준다. 그를 통해 다채로운 액션의 매력을 더한다. '모피어스'의 존재감과 무게감이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고, '트리니티'는 영화의 다른 색을 부여한다. 이 부분이 주인공 '네오'의 평면적 특징과 조화를 이뤄 영화의 매력을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이외에도 영화 '매트릭스'의 여러 캐릭터는 다채로우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조화를 이룬다. 강력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스미스 요원'이나 느부갓네살 호의 멤버들 모두 각각의 개성을 가진다. 특히, '스미스 요원'은 영화사에서 회자될 악역 중 하나로 보인다. 그의 강력한 아우라는 영화에서 크게 작용하며,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지녔다. 그의 존재로 영화는 전형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된다.
* 평점 : 4.5 (강력 추천)
* 한 줄 평 :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신선한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