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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어떤 우주를 선물했을까?

그 우주가 따뜻하기를, 그래서 아이가 자기 자신을 따뜻하게 믿기를

by 테이블톡

1. 잠자리 독서, 작은 습관의 기적


쌍둥이를 키우면서 일도 같이 하다 보니, 아이들이 말을 또렷하게 하기 시작할 무렵에야 정신이 들더라. 그전까지는 그냥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았던 것 같아. 그래서 그때 마음먹었어. "매일 밤, 잠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자. 많이는 못 읽어도 최소한 두 권은 꼭 읽어주자" 하고.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는 걸 나도 잘 아니까, 그걸 지키려고 애썼어. 조기교육 같은 건 생각도 안 했고,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기다리자고 다짐했지. 교육 유튜브 채널을 자주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어. 아이는 누구나 천재성을 가지고 있고, 그 신호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거든.

말이 트이기 시작하면서는 책을 읽고 난 뒤, 서로 감사한 일을 한 가지씩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어. 아주 사소한 거라도 괜찮았어. 사실 이 감사 습관은 쌍둥이를 낳기 전, 내가 정말 힘들고 괴로웠던 시기에 나를 다시 일으켜준 중요한 습관이었거든. 그래서 딸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었어.




2. 영어는 가볍게, 즐겁게: 엄마표 영어의 시작


5살 가을, 추석 연휴가 끝나갈 무렵이었어. 우연히 유튜브에서 엄마표 영어 채널을 보게 됐는데, '아, 이거다!' 싶었지. 영어에 대한 갈망은 늘 있었지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날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어. "얘들아, 이제부터 영어 영상만 볼 수 있어. 한글 영상은 안돼~" 예빈이는 울고, 수빈이는 왜 그래야 하냐고 묻더라. 최대한 부드럽게 설명해 줬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날벼락같았을 거야.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잠자리 독서에 영어책 한두 권을 끼워 넣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 입에서 낯선 '외계어'가 나오기 시작했지. 나는 그걸 몰래 녹음하면서 혼자 기뻐했어. 처음 '엄마', '아빠'를 말하던 날처럼 벅차오르는 감정이었어.

지금도 둘이 목욕할 때나 역할놀이할 때, 영어로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걸 몰래 녹음해. 녹음하는 거 알면 안 하거든. 그런 순간들이 참 소중하고 행복하더라.




3. 모든 아이는 천재야, 환경이 열쇠야


아이를 키우고, 또 조그맣게 교육 관련 일을 하면서 점점 더 확신하게 됐어. 진짜 모든 아이는 각자만의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그걸 피워내게 해주는 열쇠는 바로 '환경'이야.

아이들은 태어날 때 부모를 선택할 수 없잖아. 그래서 부모가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느냐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묻는 것 같아. "오늘,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선물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도 결심해. 단 하나의 작고 좋은 습관이라도 실천하자고. 잠자리 독서든, 감사 나누기든, 영어 노출이든, 뭐든 괜찮아. 그 작은 실천들이 쌓여서 결국 아이의 자아를 만들고, 그 자아가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믿거든.

쌍둥이와 함께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나는 매일 배워. 그리고 이렇게 글로 적으며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나 용기가 되길 바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도, 우리 아이들도, 모두 빛나는 존재니까... 같이,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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