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되는 감정

여러 번 썼던 마음이였다

by 유리

글은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중학교 때 졸업 선물로 상담 선생님께 선물 받은 오르골에는 글이 써져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오르골에 박아 줄 수 있다고 하니 남기고 싶은 글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하셨던 선생님의 권유로 썼던 글.

그때 나는 중학교 졸업을 조금 아쉬워하는 마음과 그때의 시간을 잊지 말자는 마음을 담아 글을 남겼다.

고등학교에 가도 중학교 시절을 잊지 마.
소중한 건 언제나 그곳에 있어.


작지만 소중한 추억, 자주 갔던 도서관, 나만의 비밀 장소. 소중한 것들은 언제나 중학교 안에 머물러 있었다.



말 대신 글로 쓰는 게 더 편했던 나는 글로 생각을 적었다. 어렸을 때 글로 썼던 상담, 선생님께 썼던 마음. 사과하려는 마음이 담긴 편지와 우울하고 힘든 생각을 썼던 날. 글을 써도 누군가는 내 글을 읽었고, 나는 그 사실이 좋았다.

누구든 내 글을 읽어 준다는 게 나에게는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어 있었지만 그 작은 시선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없애 주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썼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더 편했다. 사람은 가끔 감정을 숨겨야 하는 날이 왔고, 서로를 속여야 하기도 했다. 엉망이 된 기분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 속마음을 숨겨야 할 때, 적당히 마음속에 묻힌 상처를 가리고 괜찮은 척해야 할 때는 가면을 쓰면 쉬웠다. 하지만 글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흰 백지와 검은 글자만 있는 세상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이 스며들어 있었다. 글은 솔직했다.



말은 한번 뱉으면 흔적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반대로 글은 쓴 흔적이 남았다. 의도적으로 가려지지 않는 한 글은 언제나 그곳에서 날 기다려 준다는 생각이 들자 그때부터 감정을 실어 글로 흘려보냈다.

길을 잃었던 어린 시절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에 답해 주었다. 힘든 일이 있으면 이제 내려놓아도 된다고,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고.


그 관심이 날 계속 여기 있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