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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었지만 서평 합니다

by 무아노

브런치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었다. 브런치에 올린 서평은 40개지만 40권을 읽었다는 뜻은 아니다. 읽은 책은 그보다 더 많다.

브런치에서 서평을 하는 다른 작가님의 글에서 공감가는 말이 있었다.

'재미없는 책은 서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복수한다' - 문형배의『호의에 대하여』

하지만 읽은 것이 아깝기도 하고, 그런 책들도 나에게는 '재미없지'만 누군가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서평을 쓰기로 했다.


첫 번째 『다큐멘터리: 리얼리티의 가장자리 』폴 워드 지음; 조혜영 옮김


어느 날 재미있는 다큐를 봤다며 얘기해 주는 형제의 말에 다큐의 내용보다 '다큐멘터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읽은 책이다. 이해한 대로 짧게 이야기해 보겠다.

이제 다양한 시도와 촬영법에 의해 다큐와 영화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계속해서 변화하는 다큐멘터리를 이래야 하고 저렇게 하면 아니다 하면서 규범화하기는 어렵다.

이 정도로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을 덮었는지 모른다. 우선 문제점은 내가 이 분야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거였다. 다큐도 '파'가 나뉘진 모양인데 그 파에 따라 나오는 작품들을 예시로 들으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원작자가 하는 모든 말을 번역한 것, 그게 자꾸 거슬렸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설명하겠다.) 안 그래도 텍스트에 지쳐있는데 굳이 넣어야 했나 싶은 문장이 계속 나오니 읽기가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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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심슨 가족이 사는 법: 코미디를 뛰어넘는 철학의 성찰』 윌리엄 어윈, 마크 T. 코너드, 이언 J. 스코블 엮음; 유나영 옮김


이 또한 형제와 관련됐다. 새 옷을 입어 본 형제가 어울리냐며 물어보는데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노란색으로 가로줄이 들어간 셔츠를 바지에서 빼보라고 했다. 그래도 이상했다. 결국 너무 패스트푸드 유니폼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일할 것도 아니면서 유니폰을 돈 주고 사냐고 놀린 다음 어디 유니폼인지 찾아봤는데 어디도 아니었다. 애니메이션인가 해서 스펀지밥과 심슨을 봤는데도 아니었다. 그러다 심슨에 관한 책을 골랐다.

심슨 가족과 30년이 넘게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정치, 종교, 성정치적으로 분석글이다. 잘 아는 캐릭터를 아리스토텔레스, 니체와 연관시키니 읽히긴 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만화영화에 심오한 의미 따윈 없어, 싸구려 웃음을 선사할 뿐이라고!"

책에서도 인용한 호머 심슨의 말이 계속 떠올랐다. 그러니까 캐릭터가 얼마나 철학적인지 분석하는 걸 내가 왜 읽고 있느냐 이 말이다. 그냥 조금이라도 웃으려고 보는 애니메이션인데.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 책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심슨의 다양한 에피소드, 조연 캐릭터가 나오는 책을 읽고 있노라니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책이 정말 재미없을 것 같았다. 결국 문제는 ‘책’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세계’였다. 그래서 두 책 모두 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세 번째 『박대리 웹소설로 억대연봉: 스타 작가 박경원이 알려주는 웹소설 쓰기 』 박경원 지음


회사원이었던 작가가 웹소설을 부업으로 시작한 계기부터 소위 억대연봉의 돈을 번 이야기다. 소설을 쓸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나같이 오랫동안 데뷔 못한 작가 지망생들에겐 비추한다. 왜냐하면 작가는 두 번만에 성공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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