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이 던진 질문들
전 세계적으로 냉전이 끝나며 우리는 한동안 평화와 협력, 그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았다. 이념과 군사적 경계선이 희미해졌고,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지구촌으로 연결되었다. 누군가에게는 파리에서의 카페 투어가 일상이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몰디브의 바다를 걸으며 자유롭게 누비는 삶을 꿈꿀 수 있었다. 그렇게 국경은 점점 낮아졌고, 문화와 사상의 교류는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다시금 세계가 갈라지는 것인가 의문스러웠다.
“실리콘 장벽”이라는 표현이 예사로 들리지 않을 만큼, 기술과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냉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가 지적했듯이,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기술 기업을 배제하거나 데이터를 통제하면서 초고속으로 달려가던 글로벌화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 경쟁은 단순히 어느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올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차원에서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펼쳤던 고율 관세 정책은 이러한 움직임의 상징적 사례다.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중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관세를 매기며 무역 전쟁을 야기했고, 이는 결국 세계 공급망을 크게 흔들었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는 국가 간 상호 의존 구조를 약화시키고, 글로벌 수준에서 쌓아온 협력의 기반을 뒤흔들며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다시 돌아온 분열의 시대. 10년 뒤에는 지금처럼 자유롭게 비행기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거나, 해외의 새로운 문화를 가볍게 접하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기술과 정보가 국경 밖으로 넘나드는 일이 당연해 보였지만, 다시금 그 흐름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 세계가 유연하게 이어지던 시절이 끝나고, 냉전시대의 ‘경계 짓기’가 다른 방식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교류가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우리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고, 조금만 결심하면 낯선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메신저 하나로 지구 반대편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고, 필요한 정보는 몇 번의 검색으로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연결이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가능하다는 사실이 귀하다.
분명 미래는 불확실하고, 세계가 어디로 흘러갈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불투명함 속에서도 우리가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지금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자.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자. 미래가 불확실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자.
세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다. 의지와 선택이 남아있는 사이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다보면 그 모든 경험은 언젠가 닥쳐올 분열과 경계 속에서도 우리를 스스로 지키고, 다음 단계로 이동하게 해줄 힘이 될 것이다. 결국,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언제나 ‘지금의 나’다. 분열을 걱정하는 것보다, 현재의 연결을 최대한 누려보자. 그것이야말로 “분열의 시대를 살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