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숨을 믿지 못했을 뿐

by 샤인

오늘은

자주 가던 센터 말고

처음으로 다른 수영장에 가봤다.


구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엔 어린이 레인에서 몸을 풀었다.

레인이 짧아서 그런지

처음으로 10분을 쉬지 않고 계속 탈 수 있었다.


마감점이 짧아서일까

숨도 많이 차지 않았고

뭔가 부담도 덜했다.

시작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짧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런 의미였을까 싶었다.


10분 정도 타고 본레인으로 들어갔는데

어떤 분이 한 번도 안 쉬고 계속 도는 걸 봤다.

속도도 일정하고

나도 한 번 맞춰볼까 싶어 따라갔다.


근데

1바퀴 반 만에 숨이 너무 차서 쉬었다.

그분은 계속, 몇 바퀴나 더 돌았다.


분명 지쳤을 텐데

본인의 페이스가 있다는 확신이 느껴졌고

나는 옆에서 조용히 관찰만 했다.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페이스였을 뿐,

나에게 맞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냥 내가 타고 싶은 대로 타자.


나는 2바퀴째부터 숨이 많이 찬다.

아직도 호흡법이 명확하지 않다.

물 먹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자주 멈춘다.


그런데 오늘은,

숨이 차오르는데도

이상하게 더 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물 먹을 것 같은 느낌이 왔는데도

계속 탔다.

그리고 진짜 숨이 안 쉬어질 때쯤 멈췄다.


그게 5바퀴였다.


물 밖으로 나오니

몸은 뜨겁고

숨은 헉헉 찼다.


그런데

3초쯤 지나니까

‘계속 타고 싶다’는 욕망이 훨씬 더 커졌다.


히터가 예열되다가

어느 순간 확 따뜻해지는 느낌이랄까.

오늘 나는 인간 히터였다.


그러면서

‘그래, 그래서 그냥 해보라는 거였지’

이 말이 확 와닿았다.


나는 지금까지

계속 수영 잘하는 사람들만 보며

‘저 사람은 숨이 안 차나?

체력이 좋은가?’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내 숨을 믿지 못하고,

내 두려움이 먼저였던 것 같았다.


오늘 그렇게

하나를 뚫고 나니까

몸도, 마음도 같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문득 생각했다.

결국 내 한계도

내가 정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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