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하다 보면
지루해지는 순간이 종종 있다.
정신없이 팔을 젓다가
어느 순간 팔이 뻐근해진 거 같을 때
같은 자세로 40분을 도는 반복에
지치곤 할 때.
오늘은 유난히
그 지루함이 빨리 찾아왔던 날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그 지루함이 후회로 바뀌었다.
중반쯤 되었을 때 같은 레인에
수영을 엄청 잘하는 사람 왠지 선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킥부터 스트로크까지 자세가 정말 좋았다.
나는 숨을 고르며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관찰하게 됐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저렇게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기고 싶다는 감정보다는
그 사람의 리듬에 나를 실어보는 느낌.
승부욕이라고 하긴 뭔가 다른데
그와 비슷한 자극이 내 안에서 올라왔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동기, 추동감, 자극… 그 중간 어딘가.)
결국 남은 시간은
언제 흘렀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긴 레인, 다른 수영장을
한 번쯤 돌아보고 싶어졌다.
세상은 크고 넓다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