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by 샤인

오늘은 뭔가에 씌인 날 같았다.


수영을 막 시작했을 시절부터

물도 많이 먹고, 귀에 물도 많이 찼다.

그래서 원래는 25m 한 바퀴 돌고 나면

귀에 들어간 물을 터는 게 거의

나의 루틴 중에 하나였기에

초반부터 귀마개는 꼭 착용하고 시작했다.


가끔 귀마개가 스무스하게 들어가지 않는 날에

한번씩 아파올 때가 있다.

오늘은 귀마개가 비스듬히 들어갔는지

물속에서 갑자기 귀에 무언가 박힌 듯한 통증이 들었다.


레인 끝에 도착해서 빼보려 했는데

전날 손톱을 깎은 게 떠올랐다.

물에 젖은 귀마개와 손가락,

자꾸 밀려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기만 했다.


“이거 집 가서 핀셋으로 빼야 하나…”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에 정신이 팔리면서,

수영은 이미 뒷전이 되어버렸다.


시계를 보니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래,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느 정도 참고 계속 돌았다.

한 번 도착할 때마다 빼보고,

다시 끼고, 반복했다.


결국 어느 순간 빠졌고

이제 좀 집중해보자 싶었는데

이번엔 수경이 문제였다.


처음에 산 수경이 조금 오래 되어

뿌옇게 흐려져서

반 바퀴만 돌고도 앞이 잘 안 보이는 수준이다.

그래서 물안경만 살짝 들어서

물에 헹구는 게 나의 작은 요령이었는데


갑자기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수경 한쪽이 풀려버렸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냥 대충 묶어서 해야 하나…?”

싶었지만, 또 풀릴 것 같아서

제대로 고쳐보려 했다.


이게 고비였다.


“그냥 집에 가자.”

이 생각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시간을 보니 10분이 좀 넘어있었다.

귀마개 사건 이후 1분도 안 지나서

수경까지 문제가 터진 거다.


그리고

수경 고치는 데에만 15분 이상을 썼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모든 걸 포기하고

집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런데도 나는

항상 물에서 나오기 전에

반 바퀴는 타고 나가야 한다는

자기만의 규칙이 있었다.


그 반 바퀴가 문제였다.

그걸 도는 순간

또 욕심이 생겼고,

결국 다시 돌기 시작했다.


시간은 매번 끝내는 시간에 끝났다.

물론 실제 수영한 시간은

30분도 안 됐을 수도 있다.


근데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거다.


꾸준함이라는 건 어쩌면

완벽하게 매일을 채우는 게 아니라,

꺾여도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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