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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는 비상금이 꼭 필요합니다.

50대 생존 이야기 : 경제 편

by 김인걸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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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를 넘게 되면 혼자 쓸 돈이 필요합니다. 유흥이나 쇼핑, 취미 같은 소비에 사용할 돈이 아닙니다. 50세가 되면 대부분 직장인은 퇴직을 앞두게 됩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월급 외에 부가적인 수당이나 성과급 같은 돈이 있어서 월급 모두가 아내에게 가더라도 혼자 사용할 돈에 융통성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퇴직하게 되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월급이 끊기고 모아 둔 돈이나 연금에 생활비를 의존해야 합니다. 재취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사례입니다. 다만 월급은 과거와 비교하면 1/3 이하 수준입니다. 생활 수준은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기 때문에 생활비를 쉽게 줄이지 못합니다. 결국 과거에는 혼자서 결정하고 쉽게 쓰던 돈을 아내와 상의해야 합니다. 일주일에도 여러 번 아내와 상의해야 할 상황이 발생합니다. 안타깝게도 50대 남자의 자녀들은 대학에 다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상황이 많습니다. 아내는 생활비 부족으로 남편에게 기존의 취미 활동이나 모임을 줄이라고 잔소리합니다. 아무리 마음 좋은 남자라도 여러 번 듣게 되면 화를 내게 됩니다. 결국 몇만 원 때문에 부부싸움으로 발전합니다. 그래서 퇴직 전에 가정의 평화와 개인의 삶의 행복을 위해 남자가 아내와 상의 없이 쓸 돈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용할 용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 항목과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선택 항목입니다. 필수 항목은 적절한 금액의 돈이 없으면 50년 인생의 삶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에게 사용할 돈과 경조사에 드는 돈입니다. 개인 취미 / 여가 생활은 필수 항목이 아닙니다. 그런 활동은 개인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남자에게만 영향을 줍니다. 못해서 짜증이 나더라도 혼자 참으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연로하신 부모님에게 사용할 돈이나 지인의 경조사는 참는다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부모님에게 쓰고 싶을 때 돈이 없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갑자기 50년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합니다. 지인의 경조사는 참석하지 않으면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시간이 없거나 멀어서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성의 표시가 필요합니다. 만약 과거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합니다. 정말 친한 친구라도 격에 맞는 축의금이나 조의금이 없으면 참석 여부도 고민합니다. 참석하지 못하면 연락이 줄면서 멀어지게 됩니다.     

50세 남자의 부모님들은 연로하시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십니다. 더욱이 건강이 나빠서 병원에 다니셔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아 노후 자금도 충분하시고 건강이 좋으시다면 자식으로서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부모님께 사용할 돈은 필요합니다. 생일 같은 기념일이나 용돈을 드려야 할 일이 있습니다. 때로는 제철 과일이나 생선 배달 같은 자식의 마음을 담은 효도 선물을 보내드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부모님께 돈 쓸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상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상하지 못할 때가 많고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사용할 돈을 아내와 상의했을 때, 한 번이라도 불편한 답변을 듣는다면 부부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0대 남자에게 경조사는 어려운 도전입니다. 일단 매월 2~3회 이상 발생합니다. 50년 인생은 친척, 직장, 학연 등 제법 많은 인맥을 형성했습니다. 그런 인맥의 부모님이 별세하시거나 자녀가 결혼하는 시기가 남자 50세 시기입니다. 경조사는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리입니다. 친구의 경조사를 이유로 자연스럽게 지나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 조사는 참석하지 않으면 개인적인 문제가 있거나, 싹수도 없는 사람으로 한순간에 매도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참석해야 합니다. 그런데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합니다. 조의금은 최소 5~10만 원이 기본입니다. 만약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에는 조의금만큼 교통비가 소요됩니다. 친구들과 추가적인 자리를 할 경우에는 어디까지 돈이 필요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에라 모르겠다.”라고 기분 좋게 다녀오면 한 달 식비를 쓸 수도 있습니다. 다녀오면 아내와 신경전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몇 번 그런 경험이 있으면 경조사 자체 참석 자체를 주저하게 됩니다.     


이제 개인의 취미나 여가를 위한 돈을 생각해 봅니다. 돈이 궁핍하면 일단 비용이 적은 취미를 생각합니다. 주로 걷기나 등산이 해당합니다. 혼자서 근처 둘레길을 걷거나 가까운 산에 가게 됩니다. 다만, 겨울이나 비나 내리는 날, 무더운 날씨에는 집에 있어야 합니다. 선택권이 날씨에 있고 개인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혼자 노는 법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지루할 수 있습니다. 장비가 필요한 취미나 동아리 활동은 돈이 들어갑니다. 자전거,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같은 운동은 생각보다 많은 돈이 소요됩니다. 만약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더 좋은 장비를 구매해야 하고 모임에 드는 돈도 많습니다. 운동 같은 동적인 취미가 아니라 정적인 취미를 좋아하신다면 여행이나 캠핑도 좋습니다. 기차, 버스 같은 대중교통과 저렴한 숙박시설을 사용하고, 아예 차에서 숙박하더라도 여전히 비용이 부담입니다.     


친구들과 모임은 퇴직 후 여가를 보내는 가장 평범하고 즐거운 방법입니다. 가벼운 술자리, 운동,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같이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친구와 모임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존감을 높이는 좋은 시간입니다. 참석 횟수는 예산 가용성에 달려 있습니다. 친구들과 만난다고 매번 아내에게 돈 달라는 것은 모양 빠지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매번 얻어먹는 것도 한두 번입니다. 돈 쓰는 친구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장난처럼 자존심을 건드려도 참아야 합니다. 몇 번 말다툼이 발생하면 친구도 가려서 만나야 합니다.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만나는 친구도 줄어들고 궁핍한 사람으로 설왕설래할 수 있습니다.     


후배에게 “가정 경제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아내 몰래 비상금을 모으고 있는지?” 가끔 묻습니다. 요즈음 경제권을 남자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높아졌습니다. 행운인지 용기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50대와는 어쨌든 달라진 모습입니다. 직장 동기나 친구들에게 같은 질문을 합니다. 후배들과 반대로 대부분 경제권은 아내에게 있고 비상금은 모을 여력이 없다고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와 외벌이 부부의 경우 경제적 여유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자녀 교육에 많은 돈을 쓰거나 럭셔리 스타일의 삶을 추구하면 돈을 모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일단 집이라도 있으면 할 만큼 했고 노후 준비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제 생각에는 남자에게 충분한 돈이 있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비상금 정도가 아니라 충분한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남자를 위해서 아닙니다. 평화롭고 화목한 가정과 내 50년 삶을 존중하기 위해서입니다. 50대 준비하면 늦습니다. 적어도 직장 퇴직 10년 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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