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가족 일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50대 생존 이야기 : 인지 편

by 김인걸 Mar 20. 2025

제가 좋아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글귀입니다. 이 문구는 성철 스님이 조계종 종정에 취임 때 하신 말씀으로 유명합니다. 성철 스님이 처음 하신 말씀은 아니고 중국 송나라 승려가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불교계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나 학자분이 다양하게 해석하는 문구이므로 이 문구에 대한 해석은 생략합니다. 저의 해석은 “내가 나를 존중하는 만큼 상대방도 존중하라.”입니다. 산과 물은 모두 자연 속에 있습니다. 둘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도 나와 네가 있지만 누가 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더 중요하고 상대방은 상대방이 더 중요할 뿐입니다. 서로 본인이 중요하므로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거나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본인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 중에 제일 싫어하는 행위는 누군가가 저를 가르치려고 할 때입니다. 가르치는 행위는 부모님이 해도 잔소리로 생각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자식도 20세가 되면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의도로 충고하고 조언하지만, 상대방은 무시한다고 오해합니다. 자식도 배우자에게도 나는 나, 너는 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들이 상식과 법의 경계를 넘지 않는다면 모두 받아주어야 합니다. 물론 조언과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제공합니다.      




종교 및 철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황금률(Gold Rule)은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는 행위를 타인에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이 원칙은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유교 경전 모두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기독교 : “무엇이든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 이슬람교 : “나를 위하는 만큼 남을 위하지 않는 자는 신앙인이 아니다.”

◉ 힌두교 : “내게 고통스러운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

◉ 불교 : “그들은 나와 같고 나도 그들과 같다고 생각하여, 생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 유교(논어) :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     


황금률을 감히 개인적으로 해석하자면 “나와 상대는 같은 사람이므로 차이가 없다.”라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사회의 민낯은 권력, 금전, 명예 등으로 사람을 분류하여 계층을 나눕니다. 그리고 사회는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습니다. 50년 삶의 결론은 황금률 원칙은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입니다. 그런데도 글쓴이는 황금률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가 있습니다. 상대가 뭐라 하여도 그냥 “나는 나, 너는 너” 하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법과 상식을 벗어나지 않은 상대방의 모든 생각과 결정은 존중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상대의 생각과 결정이 내 시각에서 보면 어리석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간섭하거나 서투르게 조언하지 말아야 합니다. 산은 산, 물은 물처럼 ‘나는 나, 너는 너’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평가 대신에 칭찬과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개인의 취향, 취미, 기호는 본인의 기본권입니다.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위해 살아갑니다. 아빠는 아빠가 원하는 이익이 있고, 자녀는 자녀가 원하는 이익이 있습니다. 본인의 이익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이익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문장이 상대에 대한 방관이나 무관심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결정에 관심이 없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무관심하다는 의미는 완벽한 타인이라는 의미입니다. 가족과 지인은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므로 타인이 아닙니다. 나를 위해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50대는 비상금이 꼭 필요합니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