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사랑
예수님의 사랑…
막연하게만 들리던 이름, 막연하게만 스쳐갔던 교회의 기억.
중학교 때 몇 번 나간 교회, 이름만 알던 하나님.
그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 현실처럼 몰려왔다.
“내 죄도… 용서해주시나요…?”
정희의 속삭임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
그 말에 스스로 놀란 듯, 그녀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 밤, 정희는 분명히 느꼈다.
예수의 십자가는 이제 공허한 기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눈물, 자신의 아픔, 자신의 죄를 품고 있는 ‘자기 자신의 십자가’였다.
이름도 없이 불렀던 기도는, 처음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올린 진심이었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정희는 처음보다 조금 가벼운 발걸음으로 개천을 따라 걸었다.
하늘엔 별빛 하나 없었지만, 그녀의 가슴에는 작고 따뜻한 등불이 켜진 것 같았다.
그날 이후, 정희는 확신했다.
자신의 눈물과 상처, 죄책감마저도 그분은 안고 계셨다는 것을.
십자가는 이제 그녀 안에 있는 빛이 되었다.
그날 이후 정희는 상업학교에 다니면서도 교회를 빠짐없이 다녔다.
언니들의 도움으로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졸업 후엔 청년부 예배에도 성실히 참석했다.
주일 아침마다 예배당에 앉아 찬송을 부르며, 그날 밤의 붉은 십자가를 떠올렸다.
그 체험은 누구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정희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첫 만남’이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빛을 말해줄 수 있기를.
그녀는 조용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