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빨래는 내가 제일 제일 좋아하는 집안일중에 하나다. 어두운 옷, 흰옷, 수건 그리고 이불빨래까지 종류도 많다. 나는 세탁용품에 관해서만큼은 맥시멀리스트를 지향한다. 세제가 워낙 다 미묘하게 잔향이 다르고, 내 기분이 그때그때 달라서, 그에 맞게 세제를 넣기때문이다.
그렇게 내 기분에 맞는 세제를 넣고 한시간을 두근두근 기다리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빨래냄새를 맡을 수 있다. 세탁기에서 갓 나온 빨래냄새. 게다가 날씨가 좋은날이면 금상첨화다. 햇빛이 좋은 날 빨래를 널고 걷을때의 빠삭한 옷의 촉감. 이런날은 미묘하게 세탁세제냄새가 다 날아가고 햇빛특유의 냄새가 남는다. 그 특유의 향이 있다. 향기라는건 참 신기하다. 어렸을때 엄마가 빨래를 걷으러 나갈때 따라가서 맡았던 냄새와 똑같다. 나는 비록 32살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엄마옆에서 하늘색바탕에 흰색땡땡이가 있는 미니마우스 이불커버냄새를 맡고있는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내가 된것만 같다.
그렇게 열심히 세탁한 현실의 이불커버를 바꿔준다. 이불이 잘 말랐고, 내가 직접 고른 세탁세제향이 잔잔하게난다. 호텔에 체크인했을때처럼 주름하나없는 빳빳한 침대시트에서 잘 생각을하니 오늘 하루는 잘 보낸것 같다.
감정루틴
[ 무기력한 날의 루틴]
1. 좋아하는 빨래세제 냄새 탐구
2. 빨래하기
3.한시간 기다리기
4. 갓 나온 빨래냄새맡고 황홀해하기
5. 햇빛에 빨래 말리기
6. 바삭하게 말린 새 침구로 갈아주기
7. 호텔침구같은 방에서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