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네가 좋아하는 돈 이야기 해볼까? 특히 대학생 된다고 친척들이 용돈을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래를 부르며 기뻐했잖아. 뭐니 뭐니 해도 머니! 돈이 최고라는 말이 실감 나는 시대지. 2025년 현재, 해결되지 못한 많은 문제들도 결국 돈에서 비롯된 게 많단다. 국회에서 다투는 이유도, 사람들이 진로를 고민하는 이유도, 결국 돈과 연결되어 있어.
올해 대입 원서를 쓸 때, 의대 정원이 늘면서 N수생이 역대 최대로 많았고, 너 같은 현역 고3은 마음이 더욱 불안했잖아. 이 상황의 시작도 돈이란다. 의사의 수입이 공대 졸업 후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의대 쏠림 현상이 생겼지. 그런데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이 많다고 해서 의료 서비스가 더 좋아졌을까? 필수 의료 분야인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같은 분야는 오히려 지원자가 적어서 의료 공백이 생겼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는 의대 정원을 확대했지만, 의료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단 휴학 사태가 벌어졌지. 앞으로 몇 년 동안 의사 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어. 사람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병원 갈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단다.
엄마가 40대가 되니 돈의 힘을 더욱 실감해. 양육비와 교육비는 꾸준히 늘고, 할아버지 병원비도 부담이 되는데, 거기에 공과금까지 계속 오르니 한숨이 절로 나더라. 특히 이번 겨울에는 난방비 고지서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러다 보니 돈을 좀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더라. 부동산 투자는 큰돈이 필요하니까 시작하기 쉽지 않고, 그래서 비교적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주식 투자가 눈에 들어왔어.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서 걱정도 됐지만, ‘주식 부자’, ‘비트코인 대박’ 같은 기사들을 보며 마음이 흔들렸어. 대박까지 바라는 건 아니고, 그냥 매달 너희들 용돈 정도만 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투자의 기본은 분산 투자라고.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을 듣고, 여러 회사를 검색했어. 평소에 알고 있던 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게 꽤 재미있었지. 그러다가 국민주라 불리는 삼성전자를 조금씩 사기 시작했어. 주가가 1% 오르면 잘 샀다고 기뻐했고, 3% 떨어지면 속상해서 아무 말도 하기 싫었어. 주식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내 감정도 주식 그래프처럼 출렁였어. 하지만 소액 투자자는 주가를 움직일 힘이 없어.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받고도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처럼, 주식이 오르기만을 기도할 뿐이야.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이 벌어졌어. 계엄령 발표! 뉴스에서 그 단어를 보고는 당연히 믿기지 않았지. '2024년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이라니?' 교과서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한동안 멍하더라. 그러다 네이버 카페가 갑자기 접속되지 않자, 현실이구나 싶어서 다리에 힘이 풀렸어.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여의도에 군인과 장갑차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며, '지금 뭘 해야 하지?'만 반복하며 안절부절했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을 느끼며 국회의원들이 빨리 계엄령을 해제하기만을 바랐어.
다행히 계엄령은 새벽에 해제되었지만 또 다른 걱정이 들더라. '주식시장은 어떻게 되지?'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 줬더니 보따리부터 내놓으라고 한다'는 속담처럼.
주식이 얼마나 폭락했을지 생각만 해도 두려웠어. 장은 정상적으로 열렸지만, 차마 앱을 켜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며칠을 그냥 보냈어. 그리고 대통령 탄핵 안건이 국회에 올라왔을 때, 그제야 주식창을 열어봤지.
잔액: -22%!
반 토막이 나지 않은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했어. 탄핵이 의결되면 원금은 회복되지 않겠냐며 주문을 걸 듯 되뇌면서.
엄마는 출마할 일도 없고, 정치를 깊이 고민해 본 적도 없었어. 하지만 그놈이 그 놈이고, 정치는 다 썩었다고 욕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더라.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그냥 둔다면, 결국 나라가 흔들리고,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의 통장 잔고도 -22%를 넘어서 송두리째 사라지겠지.
오늘은 주식창을 보고 있는데, 5·18이 생각나더라.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슬픈 역사는 반복될 수 있어.
너도 이제 성인이니, 너의 돈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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