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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식 들었어?

by 브리앙 Mar 28. 2025

얘들아,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우리나라 한강 작가님이 받은 거 알지? 정말 대단한 일이야! 온 나라가 들썩였고, 뉴스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어. K-문화, K-뷰티, K-푸드에 이어 이제는 노벨 문학상까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걸 보니 엄마도 기분 좋아서 어깨가 저절로 들썩들썩!


한강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엄마는 채식주의자를 먼저 읽었어. 그런데 책장을 넘기는 게 쉽지 않더라. 주인공이 겪는 고통이 너무 생생하게 전해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거든. 아버지에게 맞고, 남편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폭력과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답답했어.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족들도 너무 싫었고.


'그냥 고기 먹으면 안 될까?'

'개고기도 먹을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끝까지 읽고 싶었어. 도대체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궁금했거든. 꾸역꾸역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솔직히 작품의 문학적 깊이를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못 하겠어. 그래도 노벨 문학상이나 맨부커상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알지. 그래서 허영심 같아서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어.


"나도 채식주의자 다 읽었어!"


먼 타국에서 성공한 한국인을 만나면 괜히 아는 체하고 싶은 것처럼, 한강 작가님의 수상 소식이 마치 내 일처럼 기쁘더라. 심지어 엄마는 “어? 한강 작가님도 한 씨네! 나랑 같은 성이네!” 하면서 혼자 들떠서, 지인들에게 한 씨 가문의 영광이라며 유치한 자랑까지 했단다.


하지만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채 우리나라는 계엄령의 혼란 속으로 빠졌지.


너도 뉴스에서 봤지?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가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2024년에 다시 계엄령이 발표될 줄 누가 알았겠니. 뉴스에서는 꼴도 보기 싫은 이름들이 계속 나왔고, 나라가 망해도 자기 자리만 지키겠다는 사람들로 가득했어. 국민을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많은 국민의 목숨을 위협했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흘들었단다.


그 와중에 특히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어. 한동훈과 한덕수.

갑자기 한숨이 나더라

‘어… 한동훈도 한덕수도 한 씨네….’


한동훈은 여당의 당 대표였는데 계엄이 실패하자, 마치 왕위를 물려받듯 대통령 권력을 이어받겠다고 발표했어. 하지만 우리나라는 민주 공화국이잖아.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는 거고, 임기도 정해져 있어. 그런데 그는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고, 권력을 세습 받으려 했지.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권력에 대한 집착만 보여준거야.


국무총리였던 한덕수도 다르지 않았어. 국무총리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윤석열의 계엄령에 침묵하며 동조했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면서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으려 했단다. 계엄령은 불법이고, 대통령은 탄핵 되어야 한다고 국민들이 거리에서 외칠 때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었어.


한강 작가님의 작품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해. 사람과 사랑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니까.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한동훈과 한덕수 같은 사람들이 한씨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에 부끄러운 이름으로 기록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일이야.


한일합방도 일본 제국과 친일파 사이에 이루어진 조약인 거 알지? 그 때 나라를 일본에 바치고 본인의 이익만 챙긴 친일파들에 대한 단죄를 대한민국이 해방된 이후에 제대로 하지 못헸단다. 군사 쿠테타를 일으켰던 전두환과 노태우도 결국 사면 되었어, 그 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역사 속 부정과 배신이 반복되는 걸 막지 못했단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죗값을 치르지 않고 다시 권력을 잡거나 떳떳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정의가 과연 존재하는 걸까? 하는 씁쓸한 의문만 남더라.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혼란스러운 현실로 이어진 거야.


엄마는 요새 계속 생각해.

'2024년의 을사오적은 과연 누구일까?'



한강,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의 순간 | 보그 코리아 (Vogu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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