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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Mar 17. 2017

만 약,

나의 만약의 중심은 당신이었다.



나의 찰나의 망설임과

내가 놓지 못했던 머뭇거림들조차


끝 내. 그 조차 서투른 언어가 되어

당신에게 온통 닿지 못하게 되어도,



홀로 수 없이 다짐했던 바램들과

내가 앓았던 일말의 희망조차


어쩌면. 그 조차 실은,

당신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당신을 향한 가정법은,

몰아치는 아픔 속에서도 끝 없이 거닐었던


무수히도 당신을 그리는 밤이었다.



-



그렇게, 내 모든 만약은 당신이다.



매일 밤, 부정할 수 없는 뒤척임의 이유와

습관처럼 떠오르는 당신의 상처가


끝 내. 그 조차 피하지도 못 한채

당신과 나의 거리를 한 없이 유영하여도,



나의 작고도 더딘 발걸음과

그 보다 더 어렸을 그 날의 내가


어쩌면. 당신에겐

'우리'가 되지 못할 모호뿐이었더라도,

 



당신을 담은 가정법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던 나의 봄날이다.


아픔조차 벅차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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