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격이 있을까? 두둥! 레스큐 다이버 도전기!
"내가 왜 스쿠버 다이빙 강사까지 되려고 했는지 알아?"
내가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짝꿍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다이빙을 할 때 가장 위험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잠수병이다.
오픈워터 교육을 받을 때 숨을 참지 말고 계속해서 호흡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다룬다. 그 이유는 물속에서 숨을 들이마신 채 참고 있다가 수면 위로 갑자기 상승하게 되면, 폐의 공기가 팽창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폐의 조직이 손상되거나 파열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이빙을 즐기고 난 뒤 수면으로 상승을 할 때에는 다이빙 컴퓨터를 지켜보면서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상승을 해야 한다. 우리가 물속 깊숙이 들어갈수록 기압이 강해지는데 압축된 공기로 호흡을 하다가 수면으로 급상승을 하게 되면, 갑자기 낮아진 압력에 혈액 속에 녹아있는 기체가 혈관 내에서 기체 방울을 형성해서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관절과 근육에 통증이 생기고, 피부 발진, 어지러움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고 심각할 경우, 생명에 위협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해녀의 '숨병'을 다루면서 드라마를 시청한 많은 사람들이 수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병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숨병이 바로 '감압병', 급상승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인 것이다.
다시 짝꿍과의 대화로 돌아가자면,
그가 강사까지 결심하게 됐던 것에는 다이빙할 때 벌어진 한 사고와 관련되어 있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안전에 대한 경고와 교육을 충분히 받기 때문에 자신의 안전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 물론 자격만 취득한다고 해서 충분한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풀장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다이빙 장비와 안전 수칙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공부해야 한다. 다이빙을 할 때에도 길을 안내하는 마스터나 강사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버디 시스템이기 때문에 다이빙 짝꿍과 함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사건이 있던 날, 짝꿍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간 것이었고 다른 일행과 함께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잠수하여 유영을 하던 도중 한 다이버의 장비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같이 다이빙하던 버디가 상대방의 상태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인지,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면으로 급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그로 인하여 사고가 난 것을 짝꿍이 목격한 것이었다. 사고가 있고 나서 한참의 시간이 흘렀고, 다행히도 감압병 치료에 호전이 있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건너 건너 듣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자격이었던 짝꿍은 보다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강사까지 트레이닝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었다. 그저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수상 스포츠가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즐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던 당시만 해도, 스쿠버 다이빙을 그만두라고, 나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면서 만류를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도 레스큐 다이버가 되겠다며 공부를 하게 되었다. 바다를 사랑하고 다이빙을 즐기게 된 것은 맞지만, 여전히 물이 무섭고 사고라는 것은 사람을 가려서 오는 것이 아니니까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험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준비를 해도 완벽하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더 꼼꼼하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으아아아악!! 하나, 둘, 셋, 넷, 둘둘셋넷, 셋둘셋넷, 넷둘셋넷, 후, 후, ,..."
체력부족! 상황인지부족! 지식 습득 및 수행능력부족!
수면에서 의식이 없고 호흡하지 않는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구조 호흡을 하면서 장비를 벗기고 조난자를 물밖이나 배위로 옮기는 스킬인, 레스큐 스킬 #7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대여섯 번을 반복했다.
이미 그전에는 수중과 수면에서 패닉이 온 다이버를 구출하는 상황을 연출하며 풀장의 물을 내가 반쯤 삼키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물을 많이 먹었다. 뇌가 활동을 멈춘 것처럼 멍해졌다. 이게 실제 상황이었다면 조난자와 나 모두 망망대해에 떠밀려 죽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해야지.
그렇게 풀장 연습을 끝내고 돌아와 집에서는 CPR 훈련을 했다. 더미(인공 사람 모형)를 둔 채 흉부 압박과 구조호흡을 반복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어느 정도로 세게 눌러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해 계속 빨간불이 들어왔다. (적합한 압박의 강도일 때 초록불이 뜬다.)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흉부 압박의 중단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하는데, 1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30분은커녕 5분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거실 한복판에 나뒹굴었다. 가뜩이나 약한 손목에는 불타오르는 듯한 엄청난 통증이 일었다.
'대체 구급대원과 의료진은 어떤 사명감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였다. 마음속에 존경심이 솟구쳤다. 생명을 구하다니 참 감사한 일이다라고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경험해서 그들의 노고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깨닫는 것은, 정말이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레스큐 과정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반복된 내용은 두 가지이다.
첫째,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행동을 멈추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구조자가 곤경에 처하면 조난자를 도울 수 없기 때문에 비상상황에서는 곤경에 처한 다이버의 안전보다 구조자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
생각해 보면 비행기에서 비상상황 대처 시 산소마스크가 공급되는 경우에 대한 행동 지침을 보면, 나부터 먼저 마스크를 착용하고 옆사람을 도우라고 한다. 레스큐 과정을 공부하기 전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제야 알겠다.
나를 구해야 남도 구할 수 있다.
언뜻 보면 필사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내버려 두고, 나부터 챙긴다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안전해야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그래야 상대방에게 더 안전하고 적합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상황에 대해 파악하지 않고, 성급하게 뛰어드는 행동이 오히려 모두를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다이빙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하나 더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