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출국 전날 밤.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불안이 엄습했다. 정말 스마트폰 없이 여행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을 꼭 쥐었다. 네모난 작은 기계가 내 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그냥 몰래 가지고 갈까?’
괜히 주변에 큰소리친 게 후회됐다. 잠들지 못하고 한참을 뒤척였다.
아침이 밝았다, 익숙한 스마트폰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비장한 마음으로 버튼을 눌러 전원을 껐다. 배낭을 이고 일어섰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에게 만약 자식이 있다면, 그리고 그 자식과 생이별을 한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문제는 집을 나서기도 전에 바로 생겼다. 오전 다섯 시, 이른 아침이었다.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갈 택시를 잡을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동생의 스마트폰으로 잡은 택시안에서 의아함이 들었다.
‘도대체 옛날에는 어떻게 택시를 불렀던 거지?’
동행들과는 공항에서 만날 곳을 미리 정해놓았다. 8시 30분, B게이트 옆 카페. 공항버스에서 내려 약속 장소로 갔다.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은 화가 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기다렸잖아!”
“어? 나 지각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화가 났어?”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어. 잘 오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혹시 못 일어난 건 아닌지 걱정했어.”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촘촘히 연결된 세상에서 로그아웃하는 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체크인 카운터의 줄이 꽤 길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곤 하는데 나는 지금 빈 손이다. 이 어색함. 이 불안함. 스마트폰 없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전부 잊어버린 것만 같다. 애꿎은 손목시계만 들여다봤다. 초침 끝에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휴, 앞으로 이럴 때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
콜롬보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네 시였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첫 여행지인 담불라로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공항 내에는 택시 회사가 무척 많았다. 다행히 큰 실랑이 없이 미리 알아본 가격에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창 밖으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드디어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