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otato and corn salad.
따뜻한 초겨울의 철학 - 호박고구마와 옥수수 샐러드
초겨울의 공기엔 묘한 온기가 있다.
쌀쌀한 바람 속에도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햇살이 남아 있고, 그 위에 따뜻한 김이 살짝 오르는 음식은 계절의 중간쯤에서 우리의 마음을 붙잡는다. 오늘의 요리, 'Sweet Potato and Corn Salad'는 바로 그런 순간에 어울린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마치 인생의 쉼표 같은 샐러드다.
그릴 위에 옥수수를 올려놓으면 고소한 냄새가 번지기 시작한다. 겉은 검게 물들고 속은 더 단단히 달콤해진다. 그 그을림은 실패가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불의 세기를 조금 잘못 맞췄다고 해서 인생이 타버리진 않는다. 오히려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깊은 향을 낸다. 완벽히 익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덜 구워진 인생도 충분히 맛있다.
고구마를 길게 썰어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그 특유의 달콤한 향이 천천히 번진다. 따뜻해진 공기 속에서 마치 오래된 기억이 데워지는 듯하다. 고구마는 늘 조용하고 달콤하며 부드럽다. 그렇다고 자기 안의 단맛을 억지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기다린다. 열이 스며들 때까지, 누군가의 손이 다가와 껍질을 벗겨줄 때까지. 그 기다림 속에 담긴 인내와 온기가, 이 샐러드의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라임이 한 방울 떨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맛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인생처럼, 라임의 산미는 모든 것을 깨운다. 혀끝에 닿는 상큼한 자극이 따뜻한 재료들과 만나 균형을 만든다. 우리의 하루에도 그런 라임 같은 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혹은 뜻밖의 바람 한 줄기가, 흐릿해진 삶의 맛을 되살려주는 순간 말이다.
그 위를 코코넛 크림이 살포시 덮는다. 하얗고 부드러운 소스가 라임의 날카로움과 고추의 매운 기운을 모두 감싼다. 마치 모든 다름을 하나로 어루만지는 듯하다. 코코넛의 부드러움은 관용의 맛이다. 사람과 사람이 섞일 때, 그 안의 조화와 이해는 이렇게 완성된다. 인생의 맛이란 결국 조미료보다 태도에서 나온다는 걸, 이 한 스푼의 코코넛 크림이 가르쳐준다.
그리고 이제 모든 재료가 한자리에 놓인다. 그을린 옥수수, 달콤한 고구마, 절여진 양파, 그리고 부드럽게 감싸는 코코넛 라임 드레싱. 초겨울의 햇살처럼 은은한 따뜻함이 접시 위에 퍼진다. 불 위에서가 아니라 마음 위에서 익은 온기다. 그 온기를 한입 머금는 순간, 사람들은 말없이 미소를 짓는다. "이 계절에도 아직 따뜻함은 남아 있구나."
겨울로 가는 문턱에서, 이 샐러드는 조용히 속삭인다.
"따뜻함이란 온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불을 오래 붙잡지 않아도 좋다.
라임처럼 상큼하게, 고구마처럼 부드럽게, 옥수수처럼 조금은 그을리며, 그렇게 한 접시의 인생을 완성하면 된다.
•민호 셰프의 노트:
"삶의 맛은 온도보다 리듬에 있다.
너무 뜨거우면 타고, 너무 차가우면 굳는다.
오늘의 샐러드처럼, 따뜻하게 버무려라."
요리초보도 헤드셰프가 되는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쉽고 맛있는 호박고구마와 옥수수 샐러드 만들기.
준비시간 15분, 요리시간 20분, 4인기준
● 재료
• 옥수수 2개 (껍질 제거)
• 작은 적양파 1개 (얇게 링 모양으로 썬 것)
• 라임 3개 (껍질을 잘게 갈고 즙을 낸 것)
• 작은 호박 고구마 600g (깨끗이 씻어 세로로 4~6 등분)
• 코코넛 크림 125ml (1/2컵)
• 신선한 고수 잎 1/3컵 (선택사항)
• 신선한 타이고추 2개 (씨를 제거 후 얇게 썬 것, 선택 사항)
■ 만들기
• 1단계
차그릴 팬이나 바비큐 그릴을 중불에서 강불로 예열합니다.(일반 프라이 팬도 좋아요) 옥수수를 가끔씩 뒤집어주면서 15분 또는 부드러워지고 살짝 그을릴 때까지 익힙니다. 약간 식도록 따로 둡니다. 옥수수알을 옥수수에서 꺼냅니다.
• 2단계
그동안 그릇에 양파와 라임즙 2큰술을 넣고 섞습니다. 살짝 절이기 위해 따로 둡니다. 고구마 절반을 전자레인지용 접시에 담습니다. 강으로 5분 또는 부드러워질 때까지 전자레인지에 돌립니다. 남은 고구마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합니다.
• 3단계
고구마에 올리브 오일을 뿌립니다. 팬에 올려서 가끔씩 뒤집어가며 5분 또는 완전히 익을 때까지 굽습니다.
• 4단계 (코코넛크림소스)
코코넛 크림, 라임 껍질, 라임즙 2큰술을 그릇에 담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잘 섞습니다.
• 5단계
접시에 호박고구마, 옥수수, 물기를 뺀 양파를 놓습니다. 코코넛크림소스를 뿌립니다. 고수와 고추를 사용할 경우 가니쉬로 위에 뿌려줍니다.
1회 제공량당 영양 정보 함량
에너지 871kJ (208 cal)
단백질 4.0g
총 지방 6.9g
포화지방 6.0g
총 탄수화물 33.0g
당류 7.2g
나트륨 77.3m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