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렵, 우리 부부의 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가족처럼 지내던 에이미가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우리 부부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로 했다. 4년 동안 홈스테이를 하며 우리 부부는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고, 덕분에 조금은 여유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유로운 마음도 잠시, 우리는 다시 한번 렌트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렌트 전쟁? 뭐, 그때처럼 고군분투하면 구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 집을 구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금 전투태세를 갖추었지만, 이번 전쟁은 조금 달랐다.
지난번엔 렌트 경험도 없고, 레프리(보증인: 보통 집주인이나 관리인들이 렌트해 줘도 문제가 없다는 편지와 서명이 들어간다)도 없어서 집을 구하는 것이 마치 전투처럼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그 과정이 좀 더 수월했다.
일단 보증인 문제는 예전보다 훨씬 쉽게 해결됐고, 비자 역시 영주권 브리징 비자였기에, 예전처럼 걱정할 일이 거의 없었다. 모든 것이 한층 간단해지면서 마치 내가 렌트 시장의 베테랑처럼 느껴졌다. 전보다 확실히 상황이 나아졌고, 불안했던 마음은 조금씩 사라져 갔다."
결국, 우리는 Tempo Hotel에서 가까운 곳에 방 하나, 화장실 하나가 있는 작은 아파트를 구했다. 호텔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출퇴근도 훨씬 편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9시 출근을 해야 할 때, 그저 커피 한 잔 들고 몇 분만 걸으면 되니 얼마나 좋은지! 예전엔 30분씩 대중교통을 타고 오갔던 걸 생각하면, 이젠 너무 편한 생활이 시작된 거다.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의 소소한 웃음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어쨌든 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삶은 더 많은 여유와 자유를 선물해 줬다. 더 이상 집을 구하기 위해 밤새 고민 할 필요는 없었고, 아침엔 "오늘도 힘내자!"라며 서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진 언니 역시 같은 아파트의 우리 집 위층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웃사촌이 되었다. 덕분에 아내도 좋은 말동무가 생겼고, 우리 부부 모두에게 한층 더 따뜻하고 편안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가끔 퇴근 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오늘 야식은 우리 집에서?' 같은 말이 오가며, 뜻하지 않게 작은 홈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든든한 일이었다."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예상보다 더 많은 웃음을 안겨주고, 그만큼 더 큰 여유를 선물하는 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처음 제 에세이를 접하시는 분들께*
2권에 담긴 모든 이야기는 "웰던인생, 미디엄레어 꿈" 1권에서부터 이어지는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아직 1권을 읽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주시면 더욱 깊이 있고 생생하게 다가올 거라 생각합니다.
정주행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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