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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30. 2022

직장생활, 결국 각자의 방식대로

유튜브 <삼프로TV>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요즘 세대의 직장생활 마음가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영상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세대에 따라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치의 간극이 너무 크다. 요즘 세대의 직장에서의 모습과 태도도 당연히 과거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 영상은 현상을 분석한 전문가가 앞에서 이러한 내용을 설명할 때 3명의 MC가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진행방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백미는 3명 모두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세대를 이해하는 폭과 깊이에 큰 차이가 있음이 드러나는 장면에 있었다.


나는  장면을 보고 3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직장생활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세대'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한 MC는 자신의 과거 증권회사 재직 경험을, 또 다른 MC는 군 복무 경험을 예로 들면서 요즘 세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대화의 주제는 개개인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고려하지 않은 '요즘 세대 전체의 특징'인데,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방식은 '각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다. 바로 이 부분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함께 일하는 공간에서 혼자 이어폰을 끼고 업무를 하는 것은 협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고, 직장생활의 에티켓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일의 능률이 오르고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그게 뭐가 대수냐는 생각이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일하면 그렇지 않은 때보다 훨씬 일이 잘 되는데,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결과의 질을 높이는 것이 회사에 기여하는 방법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MC들은 제각각 자신의 에피소드를 예로 든다.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비단 특정 세대의 경험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경험한 조직생활과 조직의 유형에 따라, 또는 본인의 생활방식이나 성격, 가치관 등에 따라 개인별로 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세대'라는 특성 외에도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회사인 경우, 그 회사의 암묵적인 규칙이 있고, 그 규칙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채용할 때부터 회사의 문화와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은 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창의적인 업무를 해야 하는 회사인 경우에는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성인 남자들은 조직생활의 기준을 '군대'로 잡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러한 회사나 조직에서의 경험들이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는다.


결국, 각자 자신이 경험했던 회사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경험치만을 가지고 요즘 세대를 바라본다. 요즘 세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경험치를 기준으로 직장생활을 해나간다. 그리고 이때 생활방식이나 가정환경, 성격, 가치관, 부모의 양육방식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은 사람이 있고 좁은 사람이 있다. 자기만의 판단기준 또한 명확한 사람이 있고 흐릿한 사람이 있다.


"百人百色, 개개인은 모두가 각자 다르다."


한 개인의 생각과 태도를 결정하는 것에는 수없이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 인구의 30%나 차지하는 약 1천만 명에 가까운 MZ세대를 '세대'라는 요인 1가지만으로 판단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이게 저 세대들의 특징이니까 그냥 받아들여."라고 퉁칠 것이 아니라, "百人百色, 개개인은 모두가 각자 다르다."라는 생각을 전제로 상대방을 이해할 자세를 갖추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하진 않을까 싶다.



2. 서로 다름을 아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솔루션을 준비해야 한다.


몇 년 전,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의 분석이 꽤나 훌륭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성세대가 많이 달라진 것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선입견을 가지고 그들을 별난 존재로 다루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소통은 전보다 더욱 단절된  다.  


"쟤네들은 저럴 거야. 조심해야지. 에휴, 아예 말을 하지 말자.
내가 이런 말하면 또 뒤에서 꼰대라고 하진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요즘 세대의 특징을 알고 그렇다더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고,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며, 어떻게 함께 일해야 할 지에 대한 '자신만의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다가가서는 안된다.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사가 리더십 교육을 듣고 오거나 <90년생이 온다> 같은 책을 읽고 와서는 갑자기 새롭게 한답시고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자신들을 대할 때, 거부감이 든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평소처럼 대하는 것이 더 낫다.


자신의 경험치와 그간 가졌던 생각을 잘 정리하여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갑작스레 흥분해서 "90년생들은 어떻다더라, MZ세대는 어떻다더라..."라며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한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그뿐이다.



3. 윗 세대만 이해해야 하나, 요즘 세대도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왜 윗 세대만 요즘 세대를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소위 MZ세대 또한 기성세대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저런 사회적 배경에서 자라왔구나. 그래서 나한테 저렇게 말했구나.
고생했구나. 그들도 힘들었구나..."


<꼰대 이해하기>라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날을 상상해본다. 결국 모든 일의 갈등은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서 온다. 요즘 세대도 윗 세대를 꼰대니 뭐니 하며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윗 세대에게 좀 더 다가가서 이해하려고 노력해본다면, 좀 더 나은 직장생활이 되지 않을까.




이 영상에 나오는 송길영 부사장의 분석 내용은 꽤나 훌륭하다.


앞서 말했듯 '세대'라는 1개의 요인으로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 시청해보는 것을 권유한다.


결국 직장에서 2030세대, 소위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저 세대는 다 저럴 거야."라고 싸잡아 이해해보려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경험치만큼 세상을 바라볼 것이라는 기본 전제에는 공감한다.


모두가 각자의 눈높이에서 각자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계속 공부하고 책도 읽고 새로운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항상 겸허함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생각을 받아들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단지 상대방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삶을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세대별로 다른 경험치가 가치관을 갈랐다. (ft. 송길영 부사장)"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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