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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ug 27. 2024

상식의 의미

사람마다 상식의 기준은 다르다.

'상식'이라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내가 생각했던 상식의 의미가 타인과 다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상식적으로 이야기해 보자고 했던 것들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은 나와 비슷한 배경과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공유된 매우 편협한 것일 수 있다. 문화적 배경이나 교육, 경험, 세대, 직업 등에 따라 상식의 범위는 천차만별일 테니.




내가 상식의 기준이 다름을 처음 깨달았던 때는 군복무 시절이었다. 서울 강남에서 서울대를 다니던 백면서생의 한 대학생이, 전 부대 통틀어 대학생이 5명도 채 안되던 어느 시골에 배치받았던 그때.


그곳에서는 이등병인 가 가진 생각이 정상이거나 상식적이라고 주장할 수 없었다. 그들의 생각이 상식이었고 진리였다. 그것을 바꾸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역시도 길들여졌다.


나에게 군대에서의 '상식'을 가르치던 그들 앞에서, 때론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그들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나를 둘러싸고 있던 단단한 껍질 하나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직을 하고 여러 회사를 경험하면서 이와 비슷한 생각들을 몇 번 더 하게 되었다. '생각은 과연 정상인가, 내가 하는 생각이 경험과 지식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재차 겸손해졌다.


과거의 시간들을 통해 일상에서 내가 생각해 오던 많은 것들이 뒤집히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협한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그것을 항상 '상식적'이라는 이유로 우기기 마련이라, 그 생각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이나 편견도 이런 차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도 순전히 나 혼자만의 기준이고 생각일 뿐이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비상식적이라며 매도하는 것은 오만이다.


이제는 조금 더 편안해졌다.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도 상식이라는 기준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을 알기에.


그래서 이제는 조금 더 진실되게 살아가고 싶다. '상식'이라는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타인에게 들이대는 '상식'과 '정상'의 잣대에 사로잡히지 않는, 스스로에게 진실된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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