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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에 입학하려면

슬기로운 황소 생활 (2)

by Ryan Choi

앞으로의 글에서는 이 학원을 편의상 '황소'로 지칭하겠습니다.


이런 기사가 신문에 실린 적이 있었습니다. 소위 '황소 고시'라 불리는 시험이 초등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비판적인 내용의 기사. 이 기사를 보며 혀를 끌끌 차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떤 학원이길래 이렇게 난리들인지 궁금하신 분도 분명 있으실 겁니다.




입학시험은 쉽게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황소 입학시험은 수학 공부를 어느 정도 한 아이라 해도 합격하기 꽤나 까다롭습니다. 때문에 이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또 다른 준비 학원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아니 학원을 들어가기 위한 또 다른 학원이라니요. 놀라워하는 사람이 많으실 텐데요.


그 이유가 있습니다. 학원의 입학시험은 최대 4번까지만 칠 수 있습니다. 입학시험은 매년 11월과 2월에 전국 지점에서 치러지므로 2개년에 걸쳐 시험을 볼 수 있고, 4번 모두 불합격하게 되면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다만, 마지막 패자부활전 기회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편입시험인데요. 학원에 결원이 생기면 특정 레벨, 특정 진도에 한해 편입생을 선발하는 형태입니다. 1번씩만 기회가 있고 시험의 난이도는 입학시험보다는 다소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학시험 합격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제 아이의 경우에는 황소 입학 전 'CMS'라는 수학 학원을 다녔습니다. 이곳은 소위 사고력 수학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학원이었는데요. 초등 수학 교과 과정보다는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이랄까요. 황소 입학에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큰 틀에서 수학 공부의 맛을 알 수 있도록 해 주었고, 퀴즈와 시험의 연속인 황소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가 다른 학원 경험이 없이, 빡빡한 '황소'부터 다니게 되면 굉장히 당황하기 마련이라서요.


꼭 황소를 보낼 목적이 아니더라도, 초등 수학에서 필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집은 '최상위수학'이라는 교재입니다. 학년별로 교재가 나와 있는데, 저희 아이는 이 교재를 1학년때부터 풀어보았고 2학년 말에는 4학년 교재까지 다 끝마친 상태였습니다.


학원 측에서도 '최상위수학' 교재를 80~90% 소화할 정도의 실력이면 입학시험은 무난히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니, 수학에 관심이 있고 입학시험을 대비하고 싶은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미리 아이와 함께 공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유사한 형태의 모의고사를 풀어봤습니다.


입학시험을 앞두고는 각 지역별로 위치한 '황소'에서 설명회를 진행합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참석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교육열이 그득그득한 부모들이 모여있는 열기를 느껴보시면 나도 모르게 긴장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입학시험 직전에는 '초등사고력수학 1031'이라는 교재와 '성균관대 초등 수학 경시대회 기출문제집'을 미리 풀어보게 했는데, 아이가 경시대회 문제와 유사하게 나왔다고 하는 걸 보면 입학시험 유형에 익숙해지는 데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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