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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Dec 12. 2022

자기 신뢰

랄프 왈도 에머슨 저/이종인 역 | 현대지성

#0_날_것의_상남자


자기 신뢰. 이 책은 고전으로 분류되지만, 현재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책이다. 미국의 개척정신, 독립정신의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간디, 마이클 잭슨, 에이브러햄 링컨, 버락 오바마, <월든>으로 유명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에도 영향을 끼쳤고, 니체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말한 초인(超人)의 사상적 뿌리가 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저자는 초월주의자, 개인주의자 등으로 분류되는 '랄프 왈드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라는 사람이다. 해제에 나온 저자의 생애를 읽어보면, 실제로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자의 내면에 있을지도 모를, 날 것의 상남자 이미지가 떠올랐다. 책 내용만 보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자신의 내면에 중심을 두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강렬한 에너지가 책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은 당시의 시대적, 사상적 배경이나 기독교 신앙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이해가 쉬워진다. 나 역시 처음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책 뒤에 붙은 해제를 읽어보기도 했지만, 쉽지 않은 책이었다. 사실 조금 어렵다. 나는 이 책을 3번 읽었다. 첫 번째는 목차 순서대로 읽었고, 두 번째는 해제를 읽은 후 다시 읽었으며, 세 번째는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고 다시 읽어 보았다. 이렇게 3번을 읽고 난 후, 내 마음속에 남았던 3가지 내용을 정리해 공유해본다.



#1_나_자신을_믿으라


"사람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번쩍거리는 지나가는 빛줄기를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천재들이 남긴 모든 작품에서 우리는 스스로 거부해버렸던 생각을 발견한다."
"부러움은 무지에서 나오고 모방은 자살행위다."
"내 인생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지, 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바로 이 말을 조금씩 다른 표현들로 반복한다. 위에 인용한 여러 문장들 또한 강렬하게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주문하는 문구들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세상은 자기에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에게 불쾌하게 반응하고, 창조성, 두려움 없는 솔직함을 거부한다고 말한다. 그 누구도 자기 본성을 침해할 수 없으며, 눈치를 보고 순응하는 태도, 자신의 과거의 행동이나 태도를 유지하려는 잘못된 일관성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미의 비유는 인상적이었다.


"내 창문 밑에 핀 장미는 예전의 장미나 더 좋은 장미를 언급하지 않는다. 장미는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장미에게는 시간의 개념이 없다. 단지 장미가 있을 뿐이다. 그것은 존재하는 매 순간 완벽하다."


결국, 자신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본인의 삶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본인만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신뢰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신뢰하며 굳건한 의지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실 자기 신뢰의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아래의 4가지 실천방식을 참고하며 노력해보려 한다. 비록 힘들더라도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삶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1. 진정한 기도를 올려라.
- 인간은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순간 구걸하지 않는다. 거짓 기도의 또 다른 형태는 후회다.
- 불만은 자기 신뢰의 결핍이며 의지의 빈약함이다.

2. 어디를 가든 너 자신이 돼라.
- 자신에게 없는 것을 얻으려고 여행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3. 독창적인 사람이 돼라.
- 자기 자신을 믿고, 모방하지 마라. 매 순간 자기 재주를 내보이고 평생에 걸쳐 누적된 것을 보여라.
- 빌려온 남의 재주는 일시적이고 절반도 채 당신 소유가 되지 못한다.

4. 문명의 본모습을 파악하라.
- 사회는 결코 진보하지 않는다. 한쪽에서 빠르게 진전하면 다른 한쪽은 빠르게 후퇴한다.



#2_운명을_받아들이고_활용하라


"인생과 자연, 신성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운명이라고 하는 것을 모두 활용하라. 당신의 굳센 의지를 내세우며 일하고 얻으라."


저자가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은 '순응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라고 주문한다. 자기 자신을 순응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살아가려면, 운명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운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운명은 때론 압도적이고 인간 또한 결국 운명의 한 부분일 수 있지만, 인간은 운명을 자유의지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운명을 두려워하지 말고, 운명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운명의 바퀴가 돌아가는 동안 운명과 도박하면서 모든 것을 얻었다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굳센 의지를 내세우며 운명에 대항해 일하고 얻어야 한다.


주변에서 자신이 생각한 운명의 파도에 빠져 이리저리 휩쓸리는 사람들을 본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라서, 나는 타고난 머리가 좋지 않아서, 나는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서 등등. 하지만 난 그런 패배주의가 정말 싫다. 자신이 처한 운명에 굴복하여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를 가지고 당당히 맞서는 것이 이 생애에 살면서, 반드시 해야만 되는 삶의 이유 아니겠는가.



#3_자기_스스로를_도와라


"남에게서 거창하게 대접받는 것보다는 자기 필요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더 우아하다."


저자는 자기 스스로를 도와 끊임없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자신을 개혁하라고 권한다. 남에게 의지하고, 외부 환경에 나 자신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자기 신뢰'의 마음이다.


나는 저자의 말을 이렇게 이해했다. '남에게 인정받는 삶은 무의미한 것이다. 자기 필요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의미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이다.'라고. 매일매일 향상되는,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는 그런 삶, 남에게 인정받아 그것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삶, 매순간 나 스스로를 도우며 발전해가는 그런 삶 말이다.




저자가 권하는 것처럼,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운명을 받아들이되, 자신의 의지와 용기로 당당히 맞서야 한다. 자기를 믿고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한다.


몇 년 후,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내가 얼마나 실천했는지, 변화했는지 점검해보려 한다. 그 때를 기약하며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내 방 책장, 손이 잘 닿는 곳에 이 책을 꽂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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