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박사과정을 왜 시작하려고 하는지 목적이 뚜렷해야 성공적인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본인에게 있어, 박사과정이 왜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어렴풋한 고민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의 고민일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_박사과정 지원을 위한 준비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국내 박사과정 입학을 위해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학사/석사 졸업증명서, 학업계획서, 자기소개서, 영어성적(토익, 텝스 등), 회사추천서(필요시)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만 학업계획서와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학업계획서는 박사과정 지원을 위해 필요한 서류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박사과정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한 본인의 최소 4~5년간의 '인생 계획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대한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하여 작성하는 것이 좋고, 이 학업계획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두 면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_석사와 박사의 차이
박사는 석사와 그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석사와 박사 모두 아카데미아에 벽돌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석사는 이미 쌓여있는 벽돌에 색을 칠한다거나, 기존 벽돌을 좀 더 효율적으로 잘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이 벽돌을 기존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이런 식의 문제해결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박사는 비어있는 공간에 새로운 벽돌 하나를 올려놓는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벽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새로운 벽돌 하나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석사과정은 기존의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배우며, 연구의 처음과 끝에 대한 기본적인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독립적으로 연구하기보다는, 교수님이나 선배 연구자님의 지도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사과정에서는 기존 선행연구에서 지금까지 풀지 못했거나 풀지 않았던 문제들을 찾아내어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때문에 수많은 기존 연구자들이 남겨놓은 선행연구에서 빈 곳을 찾는 다소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빈 곳을 찾은 후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벽돌을 만들어 끼어넣을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야 합니다. 연구방식에 있어서도, 독립적으로 연구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배우는 단계로 봐야 합니다.
아마도 소위 '대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아카데미아에서 새로운 벽을 차지하고 그곳에서 다시 벽돌을 쌓아 올리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과감한 방식보다는 기존의 학문 분야에서 지금까지 풀지 않은 문제들을 찾아내어 해결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하고, 그런 과정이 바로 '박사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3_학업계획서 작성 팁
학업계획서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 내용이 들어가면 좋습니다.
첫 번째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입니다.
앞서 석사와 박사의 차이에 대해 설명드렸듯이, 박사는 아카데미아에 새로운 벽돌을 만들어 올리는 일입니다. 세부적인 연구질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고 그 주제 중에 어떠한 부분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작성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또한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현재의 연구동향을 조사해서 넣고, 나는 어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작성한다면 더욱 완벽한 학업계획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새로운 벽돌을 만들기 위해 어떤 문제를 풀어낼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박사과정을 통해 이를 해결해 보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둘째, "어떤 이론적 배경을 쌓을 것인가?"입니다.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하신 분들이라면 자기 분야에 대한 실무경험과 노하우,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내용은 그러한 실무경험이나 노하우보다는 선행연구에 바탕을 둔 이론적 배경이나 프레임웍을 도구로 사용한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업계획서에는 현재 본인이 부족한 이론적 배경을 박사과정을 통해 익혀서, 향후 어떤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식의 '배움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여 표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현재 내 업무와 학업 간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지도교수님이나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보통 선호하는 연구 방법은 직장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증 데이터를 가지고, 박사과정에서 익힌 방법론에 기반하여, 가설을 검증하고 연구질문을 해결하는 형태의 연구입니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만큼, 둘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자기소개서나 영어 성적 같은 경우에는 특별히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박사과정을 고민하실 정도라면, 무난하게 준비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무사히 박사과정 지원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다음 편에서는 박사과정을 하기 위한 직장생활의 마음가짐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