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세금은 위헌

1. (2) 제1편 헌법 59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

by TaxWiki

1. 변하지 않는 원칙 (2)법에 없는 세금을 매길 수 없다 제1편


법에 없는 세금은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자주 뉴스에 등장하고 있죠. 헌법을 바탕으로 국가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구입니다. 우리나라는 헌법을 제정하고 그에 맞게 나라가 운영되는 헌정국가이기 때문이죠. 그 어떤 법률도 헌법을 위배할 수 없습니다. 그런 헌법에 세금의 정의가 내려져 있죠.


현법 제59조.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


오로지 법률로만 세금을 만들거나 조정할 수 있다는 것, 좀 유식한 표현으로 ‘조세법률주의’입니다.


왜 세금은 꼭 법률로 정해야 할까요?

상식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금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개인의 재산을 뺏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개인의 재산을 뺏으면서 아무 기준도 없이 했다가는 폭동이 일어나겠죠. 실제 과거의 역사에서 세금을 마음대로 징수했다가 큰일이 났던 사례가 많죠.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건국의 단초가 되었던 보스턴 차사건입니다. 보스턴 차사건의 배경에는 영국의 과도한 세금 징수가 시발점이 되었죠. 이건 뒤에서 자세히 한 번 설명해 드릴게요. 이런 대혼란을 막기 위해서 법률로 정해야만 하는 이유를 대법원의 유명한 판례나 학계의 유명한 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누구나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


예측 가능성이라는 것은 ‘나의 행동이 어떤 법률적 결과를 가져올지를 예측 가능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법적 안정성이라는 것이 '법을 믿고 한 행동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하고, 자주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홍길동이 가난한 백성을 위해 부자들의 물건을 훔쳐서 나누어 주다가 잡혔어요. 당시 법에는 ‘남의 물건을 훔친 자는 곤장을 치고 그 배액을 갚아야 한다.’라는 법이 있다고 할게요. 홍길동은 옥에 갇혀서 담담하게 처벌을 기다리고 있겠죠. 왜냐하면 이미 물건을 훔치기 전부터 ‘내가 잡히면, 곤장도 맞고 더 큰돈을 갚아야겠구나.’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잡히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홍길동을 처벌하는 법이 없었는데, 원님이 홍길동을 잡은 이후 갑자기 법을 만들어버렸다고 상황을 바꿔보죠. 홍길동이 가난한 백성을 위해 부자들의 물건을 훔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저라면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서 부자가 된 자들을 벌하고, 그 재산을 다시 돌려주는 것은 사회적 정의를 세우는 일이니, 처벌하는 법이 없어서 벌을 받을 리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잡히고 나니 갑자기 법이 바뀌어서 곤장을 치고, 훔친 돈의 배를 갚으라고 한다면 홍길동은 눈앞이 캄캄해지겠죠. ‘아니, 이렇게 법이 바뀔 줄 알았다면, 그리고 벌이 이렇게 가혹할 줄 알았으면 물건을 안 훔쳤을 텐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법률로 명확하게 사회 질서를 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나 조세는 경제활동과 연관되어 있으니 더욱 명확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면 투자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을 취득할 때 취득세를 얼마나 내고, 보유할 때 세금을 얼마나 내고, 매각할 때 얼마를 내야 하는지 모르고 투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걸 다 알고 있다면, 과연 내가 이 돈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게 나을지, 예금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지 비교를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세법은 더욱 엄격히 법률로써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죠. 조세법률주의가 세법의 가장 우선 원칙으로 자리 잡은 이유가 여기 있는 겁니다.


[만약 세금이 아래와 같이 말도 안 되게 변한다면?]

정부가 주택에 대해서 취득세 1%, 양도소득세를 30%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무주택자인 A 씨는 열심히 돈을 벌어서 주택을 취득했습니다.
그랬더니 시청에서 오늘부터 취득세가 10%, 양도소득세 10%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A 씨는 황당했지만 법이 바뀌었고, 나중에 양도소득세가 낮아진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취득세를 냈죠.
몇 년 후 양도하려고 했더니 법이 다시 바뀌어서
원래대로 취득세 1%, 양도소득세 30%가 되었습니다.
A 씨는 망연자실해서 주택을 산 것을 후회했습니다.


A 씨는 앞으로 주택을 사지 않겠죠. 비단 A 씨만 그럴까요? 사람들은 주택은 물론 부동산을 사려하지 않을 겁니다. 세금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데 누가 부동산을 살까요? 그럼 부동산의 수요가 사라질 테고, 아무도 부동산을 짓지 않겠죠. 나라 경제의 한 축에 이상이 생길 수 있게 됩니다. 세금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결국 세금을 법 없이 부과하는 나라는 존재하기 어렵겠네요.


세금을 아무나 함부로 만들지도 못하고,
만들어진 세금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다.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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