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립한 원인, 세금.

1. (2) 제2편 보스턴 차 사건은 관세로 촉발된 미국 독립의 서막

by TaxWiki

1. 변하지 않는 원칙 (2)법에 없는 세금을 매길 수 없다 제2편


마구잡이 관세 때문에 독립한 미국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전 세계가 대혼돈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바로 관세 때문이죠. 관세는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할 때 수입품에 매기는 세금이죠. 관세가 낮을수록 수입품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자국의 소비자들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죠. 반대로 관세가 높아지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서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물건을 소비해야 합니다. 대신 자국에서 생산하는 물건에는 관세가 없기 때문에 자국 기업들의 상품이 판매에 유리해지죠.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중국이 타격을 입는다는 것은 바로 이 논리입니다. 아마도 트럼프 2기 정부는 수입품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미국 내 핵심 산업활동을 촉진하여 기술력도 강화하는 동시에 경기를 부양하는 그림을 그리는 듯합니다.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쌌던 물건이 비싸지는 상황을 함께 겪어야 하니 불만도 있겠네요. 아직까지는 잠잠하지만, 관세가 물가를 심각하게 건드리는 순간 아마 불만이 크게 표출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미 250여 년 전, 미국에서는 관세 불만 때문에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었죠.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보스턴 차 사건'입니다.
미국 독립의 시발점이 된 대사건이기도 하죠.


1773년 미국인들은 보스턴 항구에 있던
홍차 상자들을 바다로 던져버립니다.
왜 던졌을까요? 바로 관세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으로 수입되던 홍차 대부분은 네덜란드인들이 밀수로 반입하던 것이었어요. 이를 통해 네덜란드인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밀수로 관세도 안 내고 몰래 반입한 홍차를 미국인들에게 비싸게 판 덕분이죠. 당시 미국을 점령하고 있던 영국 정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납니다. 영국이 설립한 동인도회사에는 차가 안 팔려 재고가 쌓이고 있었기 때문에 더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겁니다.


"네덜란드가 우리한테 세금도 안 내고 미국에 있는 돈을 가져가?! 안 되겠다. 이 녀석들 혼쭐을 내줘야지!"


영국은 1773년 ‘차법(the Tea Act)’을 제정해서 세금을 부과하기로 합니다. 명분은 합법적 유통망을 통해서 기존 밀수품보다 싼 가격에 미국인들이 마실 차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죠. 그 덕분에 관세는 영국이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어요. 일단 밀수업자들은 당연히 화가 나서 불만을 표출하였죠. 그런데 미국인들이 여기에 동조합니다. 합법적으로 유통해 주겠다는데도 말이죠. 나아가 이 불만은 더 커져서 독립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미국인들을 이리도 화나게 했을까요?
바로 영국인 마음대로 정한
관세 3종 세트 때문입니다.



보스턴 차 사건이 발생하기 10여 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7년간의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둘은 함께 연대하여 승리를 거둘 정도로 돈독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자, 전비를 너무 많이 쓴 영국이 미국인들에게 세금을 거두기 시작합니다.


영국이 전비로 거의 수백조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자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으니 미국인들에게 그 부담을 돌려버린 것이죠.


1764년 설탕세(the Sugar Act)
1765년 인지세(the Stamp Act)
1766년 타운센드법(the Townshend Acts)을 통한 관세 부과


어제까지 열심히 싸운 미국인들의 눈앞에 말도 안 되는 세금 폭탄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그것도 함께 싸운 전우 영국인들로부터 말이죠. 설탕세와 타운센드법은 모두 설탕, 종이, 유리, 차 등에 부과하는 관세였어요. 수입품을 반입하면서 영국에 세금을 내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품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인들이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망연자실해합니다.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듯했죠. 어제의 전우가 오늘의 적이 되어 돌아왔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게다가 전쟁으로 토지는 황폐해지고, 국민들은 가난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배신감은 커다란 분노로 바뀝니다. 분노에 가득 찬 미국인들이 외쳤죠.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ve.” 대표 없는 세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즉, 우리로 치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법으로 승인하지 않은 세금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영국 대표가 정한 법이지 미국 대표가 정한 법이 나니니 따를 수 없다는, 영국과 미국의 선을 쫙 그어버리는 아주 초강수를 둬버린 것입니다.


예상밖의 반응에 영국은 놀라서 수습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세금 3종 세트를 금방 철폐한 걸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 영국이 한 가지 폐작을 남깁니다. 마지막으로 제정했던 타운센드법 중에서 차(tea)에 대한 관세를 남겨놓은 것이죠. 이게 화근이 되어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이어졌고, 분노에 가득 찬 미국인들의 영국에 대한 반감은 1783년 미국의 독립으로 마무리됩니다.



조세는 법률로만 정할 수 있다는 원칙은 만고의 진리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세금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미국의 독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세를 법률로 정하기 위해서는 입법기관에서 의결해야죠.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가 승인해야 합니다. 국회의 의결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찬성이 있어야 하고, 국회의원들이 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뽑아준 국민의 동의와 지지가 있어야겠죠. 결국 조세를 정하고 싶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법률로 정한다는 것은 국민의 동의를 받는다는 것이 되네요.



만약 설탕세나 타운센드법이 미국인들의 대표 입법 의회를 제대로 거쳐서 통과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실 최초 미국의 대표들은 이 법의 발의에 대해서 크게 반발하지는 않았어요. 위에서도 설명해 드렸지만, 취지만 놓고 보면 밀수업자들의 폭리로부터 자국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었거든요. 미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도 정책의 취지에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결국 제대로 설명만 있었으면 국민도 이해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회의 동의를 얻어 정식으로 법률로 제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생략되었죠. 조세법률주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겁니다. 결국 미국인들은 조세법률주의를 지키지 않은 영국의 행위를 자신들에 대한 착취로 규정하고 독립을 마음먹게 된 것입니다.


미국의 독립은 조세법률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세금은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그 법률은 국민의 동의를 얻은 대표기관의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서만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 합법성과 정당성이 없이 임의로 만들어진 세금의 끝은 파국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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