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운의 고백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5년,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그리고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가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산업적으로 성장하던 시기, 지브리는 단순한 상업 애니메이션을 넘어 "예술과 기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지브리의 따뜻함과 철학,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는, 대부분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감성적으로 기억하는 지브리 영화들은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브리의 감성을 그의 세계에서 찾고자 한다. 토토로의 배 위에 누워 하늘을 보던 그 고요함. 붉게 물든 하늘을 날아가던 키키의 불안과 희망. 나는 그 세계를 잊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내가 본 지브리 작품들도 『고양이의 보은』을 제외하면 모두 하야오의 작품이기도 하다.)
지브리를 다시 쓴다는 건, 단순한 리뷰가 아니라 기억의 잔상 속을 더듬는 감정의 순례일지도 모른다. 내가 확실히 보았고, 지금도 감정이 남아 있는 일곱 편의 영화를 통해 그 순례를 시작해보려 한다. 철학자이자 동화가인 그가 만들어낸 일곱 개의 감정의 세계를, 지금부터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걸어보려 한다.
앞으로 나는 개봉 연도 순으로 다음의 일곱 작품을 다룰 예정이다:
1. 이웃집 토토로 – 무조건적인 다정함, 존재의 위로
2. 마녀 배달부 키키 – 자아와 불안, 성장의 외로움
3. 붉은 돼지 – 회피와 낭만, 상실의 미학
4. 모노노케 히메 – 공존의 비극, 자연과 인간의 경계
5.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이름, 정체성, 순수의 상실과 회복
6. 하울의 움직이는 성 – 사랑과 변화, 불완전함의 수용
7.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에 대한 질문, 유언과 회고
물론 1화에서 말했듯이 나는 이 작품들의 줄거리를 완전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네 번쯤 보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흐릿하다. 하지만 어떤 장면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돼지로 변하는 장면처럼. 이상하게도 지브리는 그런 영화였다.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해도, 감정을 기억하게 만드는 영화. 그래서 나는 줄거리가 아닌, 감정에서 시작해보려 한다.
나의 영화 비평 연재 『시네마틱 레버리』가 한 장면도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기록이었다면, 『그 시절, 우리의 지브리』는 흐릿한 장면 속에서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감정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다음 화는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생기 넘쳤던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 가장 순수했던 다정함을 다시 불러오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