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운의 시네마틱 레버리 [위플래쉬(3)]

“소속감이라는 착각”

by 서도운

3. “소속감이라는 착각”


앤드류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수준을 넘어서 있다. 그는 연습실에 갇힌 사람처럼, 아니, 연습실 그 자체가 된 사람처럼, 피가 나고, 땀이 고이고, 손에 굳은살이 터질 때까지 온몸으로 드럼을 때린다.

그건 집착에 가깝다. 단지 잘 치고 싶어서가 아니라, 플래처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대회 당일.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메인 드러머가 악보를 잃어버렸다. 심지어 그 곡을 외우지도 못한 채.


그 혼란 속에서, 앤드류가 손을 든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는 악보를 외우고 있었다.


플래처는 잠시 그를 바라본다. 그 눈빛엔 놀람도, 감동도 없다. 다만, 만족이라는 단어가 스치듯 지나간다. 결과는 1등. 그리고 플래처는 망설임 없이 메인과 앤드류의 자리를 바꾼다. 그의 결정에는 인간관계나 연민, 동료애 같은 것이 없다. 오직 실력. 성과. 그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 단순한 냉정함이 앤드류에겐 처음으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그는 미소 짓는다. 집에선, 누구도 그를 그렇게 인정해 준 적이 없었다.


집에서 앤드류는 아버지와 갈등한다. “정상적인 삶이 뭔데요?” 그의 말은 단호하다. 그는 평범한 삶을 경멸하고, 위대해지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이 장면은 단순한 가족 내 대립이 아니라, 앤드류의 존재 가치관이 명확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는, 플래처의 인정에 그가 왜 그렇게 절박한 이유가 된다.


합주단으로 돌아온 앤드류는 자신이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낀 공간’에 들어선다. 그는 이제 여기에 있어야만 한다.


그 순간, 플래처는 다시 그에게 다가온다. 전과는 다른 말투다. 따뜻하고, 친절하다. 그는 당근을 내민다.


하지만 곧바로 경쟁을 붙인다. 그것도 전에 앤드류가 있던 메인 드러머 코널리와 함께. 단 한마디만 듣고 앤드류는 다시 서브로 내려간다. 그 따뜻함은 진심이 아니라 도구였고, 경쟁은 사랑이 아니라 조련이었다.


4. “인정에서 복수로” — 파열되는 관계, 그리고 무너지는 자아


앤드류는 니콜과 헤어진다.

사랑이 방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래처의 인정을 받기 위해선

자신을 흔드는 모든 감정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는 단호하다.

“앞으로 널 이해하지 못할 거야.”

그 말은 잔인하지만,

그만큼 그가 음악에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증명한다.


그 이후, 앤드류는 미친 듯이 연습한다.

손은 피투성이가 되고,

그의 분노는 리듬으로 쏟아진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망가뜨리는 과정이

지금의 앤드류에게는 너무나 당연하다.


어느 날, 플래처는 조용히 자신의 제자 이야기를 꺼낸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제자.

플래처는 울먹이며 말한다.

그 순간,

합주원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처음으로 본다.


그러나 필자의 시선은 다르다.

그건 그저 또 다른 당근,

또 다른 통제의 장치에 불과하다.

“너희도 그 아이처럼 나에게 기쁨과 슬픔이 될 수 있어.”

이야기의 본질은 슬픔이 아니라 동기부여를 위장한 조련이다.


그리고 다시, 테스트가 시작된다.

태너, 코널리, 그리고 앤드류.

셋은 차례로 드럼을 치지만,

플래처는 누구에게도 만족하지 않는다.


테스트는 반복되고,

시간은 흐르고,

연주는 멈추지 않는다.

그 속에서 플래처는 연주보다 인격을 후벼 판다.


앤드류는 치욕과 분노에 휩싸인다.

드럼 스틱을 쥔 손엔

피가 터지고, 물집이 갈라지고,

온몸이 땀과 고통으로 젖는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그는 또 한 번 자리를 따낸다.

지옥 끝에서 붙잡은 기회.


공연 당일.

앤드류가 탄 버스가 고장 난다.

불안은 현실이 되고,

그는 뛰어간다.


도착했을 땐 이미 늦었다.

무대엔 코널리가 올라가 있었고,

앤드류는 자신을 버린 플래처를 처음으로 직면한다.

그는 반항한다.


자신의 스틱을 가지러 가다 결국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피투성이가 된 채,

그는 여전히 무대로 향한다.


플래처는 당황하지만,

앤드류는 드럼 앞에 선다.

그러나 연주는 엉망이다.

피는 흐르고, 손은 말을 듣지 않는다.

무대는 실패로 끝난다.


그날 이후,

앤드류에게 플래처는

더 이상 인정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자존심을 짓밟은 파괴자다.


앤드류는 자신의 실력을 믿는다.

하지만 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그 순간—

그 실패는 그 누구도 아닌, 플래처의 책임으로 전이된다.


플래처 또한 자신의 공연을 망친 앤드류에게 분노한다.


서로의 자존심에 남긴 스크래치,

그 틈에서 복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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