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따뜻해도 괜찮은 하루
마음이 좋아지는 데는
사실 별 이유가 없다.
날아가고 싶을 만큼 새파란 하늘,
잔디를 감싸고 있는 투명한 홀씨,
햇살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 사람들,
언제 봐도 아름다운 베를리너돔.
이 네 가지를 보고 있으면
문득, ‘내 인생 꽤 괜찮은데?’ 싶은 기분이 든다.
얼마 전, 같이 일하는 동료가
좋은 삶이란 뭐냐고 물었다.
생각보다 대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만족하는 삶.
나다운 삶."
그 답을 듣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주었고, 그게 또 고마웠다.
요즘 이상하게,
밝게 빛나는 햇살이 나의 마음에 불을 켜준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설레는 순간들.
예를 들어 장을 보러 가는 길이 괜히 즐겁고,
들렀던 옷가게에서 우연히 세일을 마주치고,
아무 이유 없이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그런 날들.
자전거를 타고 풍경을 지나칠 때,
살짝 따뜻해진 공기 속에서
내 마음이 잠깐 웃는다.
햇살이 나를 안아주는 그 기분.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건 분명히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
그래.
나, 지금 굉장히 괜찮아.
예전 같았으면
이건 잠깐의 기분일 거야' 하고 넘겼겠지만,
지금은 그런 나조차 안아주고 싶다.
이 행복한 순간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평범하고 따뜻한 하루에
충분히 만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