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못한 날의 기록

by 잔생각

브런치 작가로 얼떨결에 승인받고, 메모장에 묵혀뒀던 글들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글쓰기에 가속도가 붙었다.


몇 시간 만에 브런치북의 목차와 소재를 완성하며, 그동안 쓰지 않았을 뿐,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스스로 확인하게 됐다.


글을 몇 번 발행할 때마다, 느껴본 적 없는 뿌듯함이 있었고, 라이킷 알림이 올 때면 몰래 고백의 메시지를 받듯 마음이 간지러웠다.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섯 번째 글을 발행한 뒤, 급격히 동력이 떨어졌다. 라이킷 수와 구독자는 쉽게 늘지 않았지만, 내 기대만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한 달 반 정도 꾸준히 글을 발행한 지금, 그 전과 뭐가 달라졌을까? 참을성 없는 내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면서 글쓰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더 잘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처음의 설렘이 줄어들어서, 회사 일도 바빠져서, 핑계가 될 이유는 여럿이었다.


메모장에 적어둔 글들을 퇴고해 몇 번의 발행을 연명했다. 그래도 스스로와의 약속은 놓지 않았다. 라이킷 때문도 아닌, 특별한 변화를 기대해서도 아닌, 그냥 이게 내 일상이 되도록…


대단한 무언가를 남기겠다는 마음으로는 오래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내 마음이 꺾일까 봐, 부담을 내려놓기로 했다.


“오늘도 하나 써냈다.”

그 마음 하나로, 이 글도 써 내려간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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