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by 잔생각

어제 꾼 꿈속의 나는 영웅이었다. 하늘에서는 오렌지 크기의 우박이 내리고 있었고, 집 안에서 내다보는 밖의 모습은 영화에서 보던 재난 영화 같았다. 무섭게 내리는 우박은 거리의 사람, 차 건물에 큰 구멍을 냈고, 내가 있는 실내의 공간도 안전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빠르게 스쳤다.


나는 아이와 함께였고,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전할지를 짧게 고민 후 나는 아이에게 자전거를 태울 때 쓰려던 헬멧을 씌우고 이불을 덮고, 그 이불을 끌어안았다. 오렌지만 한 우박이 우리 위로 떨어지더라도 아이에게는 닿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우박이 덮치기 전 꿈에서 깼다.

평온한 화요일 아침이었고, 우린 무사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을 유난히 많이 꾸는 아이였다. 그래서 꿈 일기를 쓸 만큼 재밌는 꿈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꿈에서 나는 날아다니고, 세상을 지키는 영웅이었다. 꿈에서 깨는 게 싫을 정도로 꿈속의 나는 대단한 능력이 있었고 신나게 세상을 구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빈도는 줄었지만 계속해서 꿈을 꿨다. 마냥 즐겁고 통쾌한 꿈들만 있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나는 꿈을 많이 꾸는 어른이었다.


출산을 한 후 4년 동안은 거의 꿈을 못 꿨다. 꿈을 꾸기엔 너무 피곤했던 걸까. 혹은 나이가 들면서 꿈을 기억하는 능력도 감퇴한 걸까. 아님 진짜 진짜 어른들은 꿈을 원래 안 꾸는 걸까.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꾼 꿈속에 나는 다시 영웅이었다. 내가 지켜야 할 사람만 달라져있었다. 세상 사람들을 구했던 나는 오직 한 명만을 지키려 애를 썼다.


나의 꿈꾸기 챕터 2가 시작된 걸까?

오랜만에 어젯밤의 꿈 생각에 빠져있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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