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가 10년 만에 바뀌었다. 여러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던 ENFP의 N이 S로 바뀌었다. 10년의 회사생활도 바꾸지 못한 나의 MBTI가, 육아로 인해 달라졌다.
ESFP로 바뀐 후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멍 때리는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다. 공상을 즐기고, 멍하니 있는 시간 속에서 삶의 동력을 얻던 나는 더 이상 없었다.
생필품 중 떨어진 건 없는지, 이번 주말에는 뭘 해야 할지, 다음 연휴에는 어디를 갈지. 가깝고 먼 현실의 고민들이 나의 멍 때리는 시간을 대체했다.
발랄하고 자유롭던 나는 어느새 꽤 진지한 어른처럼 보였다. 친한 친구들조차 내가 변했다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렇게 되나 보다 어림짐작하며, 놀라움과 어색함을 담아 나를 봤다.
사실, 나는 똑같은데.
지금도 나만 생각하고, 현재만 살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똑같은데.
어느새 예전의 내 모습은 흐려지고, 한 어른의 모습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나 조차도 낯설어서 거리감이 느껴질 만큼.
나는 나를 잃은 걸까.
아니면, 성장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