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고 후회하다.
2022년에 유니세프에서 생각지 못한 선물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10년 동안 후원해 줘서 고맙다는 작은 선물이었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선물이라서 등기우편으로 받고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니세프에 10년 넘게 기부하면서 후회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기부를 시작했던 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2014년입니다.
그때 매달 수입에서 10%는 기부를 하자는 생각을 했고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부자가 될 사람은 기부를 한다는 말에 이끌려서 즉흥적으로 시작했더랬죠 ㅎ
처음 기부는 유니세프가 아니었습니다. 어느 기부업체인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 곳은 소외아동을 돕는 곳, 또 다른 곳은 미혼모를 도와주는 곳이었죠.
다음 해에 수입이 늘면서 유니세프도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인가 하나의 사건이 터졌어요.
제가 기부하는 곳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죠.
기부한 돈으로 호의호식한다는 기사에 열이 받칠 대로 받쳤고, 앞뒤 제지 않고 열이 받아서 그날로 기부업체를 싹 정리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이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저도 의문입니다. 분명 자동이체 된 것 싹 정리했는데 살아남았습니다.
어느 신사가 길 가다 거지에게 만 원짜리 하나를 던져주었는데 그 거지가 알고 보니 거지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 신사에게
"저 사람은 당신이 알고 있는 거지가 아닙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에요"라고 하자
그 신사분이 대답하길
"이미 나에게 떠난 돈은 내 것이 아닙니다. 설령 저 사람이 거지가 아니라고 해도 나는 거지에게 기부를 한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죠.
그 사람이 거지인지 아닌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을 뿐입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기부업체에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횡령을 한다 해도 한 사람은 도움을 받았을 텐데...
이 생각을 하고서 그 한 명. 절실한 도움이 필요했을 한 사람이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이미 나에게 떠난 돈인데 그 기사 하나에. 뉴스에서 떠드는 소리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화만 내며 행동했던 나 자신이 참 후회됐습니다.
횡령한 사람의 잘못인데 정작 모든 피해와 상처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만 받았죠.
이 일로 다짐했습니다.
화내지 말자!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지 말자.
내 뜻대로 살자.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 진심이 중요한 거야!
잇님들은 오늘 무엇이 중요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