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술을 드시나요?

회원님들이 궁금했던

by 정책임

나는 애주가다.

혼자 살며 혼술을 하는 건 당연하고, 늘 방에 위스키병을 놓아두고

퇴근 후 한 모금을 마시는 걸 시작으로 퇴근을 축하하곤 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에는 소주, 맥주, 양주 할 것 없이 양으로써 떄려 부었다.

주량이 소주 10병이 넘었으니 당연한 얘기일 수도.


하지만 지금은 양보단 질을 즐기며, 와인을 주로 마신다.

나의 산뜻한 하루에 숙취가 끼어있는 것 자체가 싫고, 취해있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맞다. 나는 트레이너면서 술을 마신다.

회원님들이 자주 물어보시는 질문이다.

"선생님들은 술 안 마시죠?"


내 경험상 대부분의 트레이너는 술을 못 먹는 게 아니라면,

술을 먹는다. 물론, 다이어트와 대회준비 때는 누구나 안 먹는다.


매년 이름 있는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하시는 선생님도, 비시즌 기를 이용해 술을 마셨다.

그렇다고 모든 트레이너가 술을 먹는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내 몸을 생각해 술을 일부로 멀리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남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나는 술을 합법적으로 먹을 수 있는 20살부터, 운동과 술을 같이 즐겼다.

애주가라는 말은 나를 위한 말인가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 마셨다.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하면, 흉내도 못 낼 것 같다.

간이 먼저 가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몇몇 회원님들과 술을 먹는 것도 재밌어한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만한 자리는 만들지도, 가지도 않는다.

단지 마음이 맞는 40대 형님과 와인모임을, 마음이 맞는 부부와 셋이서 술을 마시는 정도일 뿐이다.


여자와 둘이서 술을 마시는 건,

세간에 알려진 '트레이너가 그럼 그렇지'라는 의견을 인정하는 것 같아,

신경 써서 더욱더 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유혹들을

사고 없이 잘 넘겼던 나에게 대견하다 해주고 싶다.


어리고 예쁜 여성들이 일 년에 20번 넘게 대시하는 걸, 매년 거절한 게 별 대수냐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다. 존경한다.


눈치챘을 수도 있지만, 나는 선수로서 욕심이 없다.

선수로서 이름을 날리는 것 이전에,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


남자가 속옷 한 장만 입고, 사람들 앞에서 율동하는 걸

나는 도저히 멋지다는 생각이 안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99%의 대회는 멸치들끼리 뭐 하는지도 모르겠다. 안 멋있다.


개개인이 노력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을 욕보이는 것이 아니다.

노력해서 성과를 내는 건 멋있다.


하지만, 피트니스 대회 자체가 안 멋있다. 개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대회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니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진 말았으면 한다.

안 멋있는 걸 어쩐단 말인가.

나는 유도나 킥복싱 대회들이 더 멋있다.


선수로서의 욕심은 없지만 몸을 이쁘게 만드는 것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술을 마시는 만큼, 운동도 열심히 하기로 했다.


운동하고 술 먹으면 소용없지 않냐는 구루들은, (건강이 아닌 몸을 만드는 걸 뜻하는)

실제로 운동은 해봤으려나 모르겠다.


물론, 건강을 생각한다면 안 좋은 일이니 권장하지는 않는다.

나는 술과 운동을 좋아하기 둘 다 하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다.

건강에 안 좋은 걸 알면서.


키: 177

몸무게: 95 (다이어트: 80kg)

체지방률: 16% (다이어트:5~6%)

3대: 555kg (다이어트: 그래도 500 안정권)

이 정도면 그래도 나쁘진 않지 않은가?


술을 먹지 않고 운동에 더 전념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한 번씩 한다.

하지만 후회는 안 한다.

앞으로도 술을 포기하고 운동에 전념하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주가들이여,

당신이 이름 있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피트니스 선수가 목표가 아니라면

그냥 마실 거 마시면서 열심히 운동하자.

그래도 최고의 몸을 만들 수 있다고는 못하지만, 최소한 나정도는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다른 말로,

당신이 몸을 못 만드는 건 술 때문이 아니니, 운동은 좀 제대로 하자.

다이어트 아니더라도 유산소도 꾸준히 하고.


결론은, 트레이너도(적어도 나는) 술을 마신다!!

게다가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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