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게

안녕, 나의 별

by 주아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종종 울컥하곤 합니다.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이 제게는 그러합니다. 특유의 따스하고도 서정적인 그림과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마음을 고요하게 울립니다. '수박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 '눈아이' 등의 그림책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녕달 작가. 오늘 소개할 '별에게'라는 그림책은 작가의 창작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반짝이는 별을 자전거에 싣고 가는 표지의 주인공과 풍경을 보며, 또 어떤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봄날, 학교 앞에서 할머니가 나눠주는 작은 별을 아이가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됩니다. 행여나 떨어뜨릴까 조심스럽게 별을 들고 온 아이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얼마나 소중하면 눈도 떼지 못하고서 종종걸음으로 걸어갈까요? 엄마는 달빛을 받으면 별이 자라게 될 거라고 알려줍니다. 아이와 엄마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별은 매일 자라납니다. 작았던 아이도 자라 중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 고향을 떠납니다. 아이와 함께 걷던 길을 별과 둘이서만 산책하는 엄마의 모습이 조금은 쓸쓸해 보이지만, 환하게 빛나는 별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습니다. 어느새 달만큼 커진 별. 별을 배웅하기 위해 늦은 밤 고향을 찾은 딸과 엄마는 별을 축복하며 떠나보냅니다.



별과 헤어지는 순간, 이야기를 읽던 딸의 눈시울도 붉어집니다. 저도 같이 마음이 아립니다. 소중했던 존재와 헤어지는 일은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헤어짐의 순간을 슬픔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남긴 빛과 온기로, 그 어느 때보다 환하고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작가의 그림처럼 이별은 상실이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을 의미합니다. 사랑하는 존재와 보냈던 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하고 아름다웠기에,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고 빛나는 기억으로 남습니다.



지금도 별은 우리 곁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 별은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모든 것들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 친구, 소중하게 품었던 꿈. 그 모든 것들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떠나보냅니다. 소중하게 간직했던 꿈을 포기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일상 속 행복했던 기억이,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이 빛과 온기로 남아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오히려 어른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 아닐까 합니다. 언젠가는 제게도 어른이 된 딸이 떠나는 순간이 찾아오겠지요. 애틋하고도 대견한 마음이 들겠지요. 별을 떠나보낼 때처럼 덤덤하지만 따스하게 딸의 앞날을 축복하며 보내주겠지요. 그날이 오기 전까지 마음껏 아이들을 안아주려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종알대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합니다. 훗날 추억이 될 모든 순간을 온전히 즐겨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내 곁에 와준 소중한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관점에서 본 작품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을 8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해결해야 할 과업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작품에서는 여러 발달단계를 통과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학령기

별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근면성과 성취감을 획득합니다. 매일 밤 별의 산책을 책임지며 자기 효능감도 발달하게 되지요. 별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나는 소중한 존재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유능감도 형성하게 됩니다.


청소년기

아이는 별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발견하게 됩니다.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자신과 변하지 않는 별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기도 하지요.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믿음도 생깁니다.


성인초기

별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건강한 친밀감과 분리의 균형을 배우게 됩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놓아줄 수 있는 성숙한 사랑의 형태를 체험하게 되지요. 별과 맺었던 안정적인 관계로 인해 이별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축복이 됩니다. 별과 헤어져야 하는 슬픈 이야기가 아닌 별과 함께 성장하고 사랑을 배운 소중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게 건강한 이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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