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인정하기 ep. 2

성인이 되어 ADHD 발견하기

by 어른이

최근 들어 ADHD 가 정말 '유행'처럼 많이 진단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8부터 2018년, 10년 사이에 진단이 4배 이상,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2022년, 5년 사이에 2배 이상 진단 된 환자수가 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ADHD 가 늘은 것인지, 아니면 검사를 많이 해서 진단이 늘어난 것인지를 따져 보자면 복잡하겠지만, 아마 후자에 조금 더 무게를 실리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ADHD가 소아의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성인들도 ADHD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으로 ADHD 진단 중 30% 이상이 성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ADHD가 아닌 분들도 잘못 진단되거나, ADHD 가 맞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음에도 과잉 치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ADHD 약을 복용하고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부작용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의심이 되면 시도해 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집중력 문제나 잘 깜빡하는 경우에 ADHD 일수도 있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다른 질환일 수도 있습니다.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질환인지 잘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넷에 ADHD의 정보에 관한 글은 정말 많고 저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잘 설명해 줄 분들이 있을 것 같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어떻게 ADHD 인지 아닌지 감별해 나가는 과정을 환자와의 면담 예시(가상)를 통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진단되는 과정에서 환자분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도 담아 보았습니다.



1. 30대 초반 남성

대졸 / 컴퓨터 공학과 / 기혼 / 회사원 / 병역필


A. "안녕하세요. 어떤 일 때문에 오셨나요?"

B. "ADHD 검사받아 보고 싶어서 왔어요."

A. "그래요. 스스로 ADHD 가 의심 되시나요?"

B. "네, 집중을 잘 못하고 잘 깜빡해요."

A. "네, 또 어떤 부분이 ADHD 가 의심이 되나요?" - 자기 증상에 대한 인식

B. "인터넷에 있는 자가진단을 해보면 다 해당되었어요.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지각 자주 하고, 업무 중에 실수 많이 하고. 또 뭐더라... 기억이 안 나는데, 이렇게 잘 깜빡해요."

A. "그래요. 이런 것들이 어렸을 때부터 쭉 그랬을까요?" - 증상 발생 시기에 대한 질문

B. "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어요."

A. "그래요. 그러면 ADHD는 어렸을 때 어땠는지가 중요해서 조금 더 여쭤 볼게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 못했나요?" - 전반적인 집중력

B. "네한 번도 집중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맨날 딴생각하거나 멍 때리고, 잠자거나 셋 중에 하나였어요."

A. "수업시간에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닐 정도였나요?" - 과잉행동

B. "아뇨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A. "그러면 선생님으로부터 산만하다거나 집중을 못한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나요?" - 주변의 객관적 평가

B. "공부는 잘하는 편이어서 생활 기록부에는 그런 얘기는 안 적혀 있었어요. ADHD 검사할 때 생활기록부를 참고하면 좋다고 들어서 찾아봤거든요."

A. "학생 때 성적은 어느 정도셨나요?" - 전반적인 기능

B. "중학교 때는 공부를 딱히 안 해도 성적이 반에서 1,2등 할 정도로 잘 나왔는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반에서 중간 정도로 성적이 잘 안 나왔어요."

A. "집에서는 어땠나요? 혼자서 공부하는 것에 집중하기 어려웠나요?" - 여러 장소에서 증상 발현 여부

B. "제가 좋아하는 과목에는 집중을 잘했어요. 수학 같은 경우는 앉아서 몇 시간도 문제 풀면서 재미도 있었는데, 국어나 영어 같은 과목은 10분도 못 앉아 있었어요."

A. "과목 간의 성적 편차가 어느 정도였나요? 고등학교 때 등급 기준으로." - 흥미도에 따른 집중력 편차

B. "수학은 1,2등급이었고 국어 영어는 5,6등급이었어요."

A. "흥미도에 따라 집중력의 편차가 큰 편이었군요. 게임이나 즐거운 활동에 과몰입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나요?" - 과몰입, 충동 조절

B. "네 어렸을 때는 6시간 넘게 한자리에서 게임을 하곤 했어요. 지금도 가끔 몇 시간씩 게임을 하긴 해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해야 할 일도 안 하거나 문제 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A. "네 좋습니다. 집중력은 크게 4가지 종류로 나누는데요, 선택 주의력, 지속 주의력, 분할 주의력, 주의력 전환입니다. 먼저 선택 주의력은 예를 들면 시끄러운 버스에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입니다. 어떤가요?" - 집중력 세부 질문(선택 주의력)

B. "아, 저는 주변이 시끄러우면 뭐에 집중을 전혀 못해요. 그래서 꼭 이어폰을 끼고 있어야 해요."

A. "네, 지속 주의력은 말 그대로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는 것인데 어떤가요?"

B. "좋아하는 것은 오래 집중하는데, 그게 아니면 집중을 못하고 계속 다른 게 할게 떠올라요.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하다가 정작 하려던 거는 못하게 돼요."

A. "분할 주의력은 소위 멀티태스킹이라고 해요. 대표적인 예로 운전하면서 동승자와 이야기하는 것이 있죠."

B. "아 그것도 잘 못해요. 하나 하고 있으면 다른 거에는 신경을 못써요."

A. "주의력 전환은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데 다른 일을 해야 할 때 주의를 돌릴 수 있는 거예요."

B. "아 그것도 잘 못해요. 뭐에 집중하고 있으면 예를 들면 외출을 해야 되는 시간이 됐는데에도 하던 거를 끝내질 못해요. 하하 다 해당되네요."

A. "하하 네, 그러면 또 다른 면들을 여쭤 볼게요. 업무 중에 실수가 있다고 해주셨는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 예를 들어줄 수 있을까요?" - 회사에서 지장

B. "제가 일을 한 지 3년 정도 됐는 데에도 계속 실수를 해요. 서류 제출할 때 자꾸 하나씩 빠뜨리고, 지시했던 거를 깜빡하고 아예 안 하는 경우도 있고요. 다니다가 여기저기 부딪히기도 해요."

A. "그렇군요. 집에서는 어떤가요? 정리 정돈을 잘하는 편인가요?" - 집에서 지장

B. "아뇨, 주로 제가 어지럽히는 편이고 아내가 맨날 치워요. 저도 치울 때도 있긴 한데 정말 큰맘 먹고 해야 하고 평소에 잘 안 하게 돼요."

A. "그렇군요, 깜빡하는 일들로 곤란했던 적도 있나요?"

B. "아 네, 예를 들면 두부랑 쓰레기봉투 사 오는 심부름을 갔는데 두부만 사 오고 쓰레기봉투는 깜빡하는 일이 정말 잦아요. 자꾸 그러니까 아내가 마트에 도착하면 전화하라고 했는데 전화하는 거 자체를 깜빡한 적도 있어요. 혼자 살 때는 괜찮았는데 아내랑 같이 사니까 더 문제가 도드라지는 것 같아요"

A. "그래요. 제 생각에는 말씀해 주신 것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ADHD의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B. "아 역시 그렇군요. 뭔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긴 했지만 기분이 묘하네요. 이렇게 간단하게 진단이 되는 게 맞나요?"

A. "이렇게 자세한 질문을 통해 진단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뇌파 검사나 컴퓨터로 하는 주의력 검사를 하면 진단에 좀 더 확실히 할 수 있습니다."

B. "네 그러면 해볼게요."

환자분은 뇌파 검사와 전산화 주의력 검사(CAT)를 하고 왔습니다. 2시간 정도 소요 됩니다.

A. "검사 소견이 ADHD에 부합합니다."

B. "아 검사가 너무 지루해서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뒤에는 조금 어려웠는데 어려운 건 또 어려운 대로 잘 못하겠더라고요. 역시 제가 ADHD가 맞는 것 같네요."

A. "네, 검사만으로 진단을 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B. "그러면 약물 치료를 하게 되나요?"

A. "네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우선 약물 복용을 해보시고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봅시다. 먹은 당일부터 효과를 느낄 수 있어요. 1주일 드셔보시고 다음 주에 봅시다."

(1주일 후)

A. "네, 1주일 동안 어떠셨나요?"

B. "완전히 달랐어요. 원래 머릿속에서 생각이 계속 끊이지 않아서 다들 그런 게 아닌가 싶었는데 약을 먹으니까 머릿속이 조용해지더라고요. 정말 약 먹고 30분 정도 지나고 딱 효과가 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오후가 되니까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더라고요."

A. "네 효과가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늦은 오호까지 효과가 지속될 수 있게 용량을 조절해 봅시다. 대신 용량을 너무 올리면 밤에 잠이 안 올 수도 있으니 적정량을 찾아야 합니다."

B.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인생이 새로 열린 것 같은 기분이에요. 앞으로 일도 더 잘할 수 있고 집에서도 더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A. "하하 네 좋습니다."

B. "하아.. 근데 그동안 ADHD를 가지고 살아왔던 삶이... 뭐랄까, 억울하기도 하네요. 이걸 일찍 알았다면 지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저희 부모님은 왜 이걸 의심하지 못했을까요."

A. "네, OO님 말씀해 주신 대로 ADHD가 그동안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죠. 어떤 순간들이 떠오르나요?"


환자분은 스스로 ADHD를 의심해서 오긴 했지만 아니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정' 하고 싶은 마음에 좀 더 자세한 검사를 요구하였고, 검사 결과를 듣고서 수긍하였습니다. 진단이 되고 처음에는 이 문제가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는데, 조금 지나자 그동안의 삶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왔습니다.


사실 약물 치료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에 형성된 습관들이나 일상생활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치료자는 환자분과 함께 과거를 돌아보며 개선시킬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과정을 밟을 것입니다.




2. 20대 중반 여성

대학교 재학 중 / 미혼 / 아르바이트


A. "안녕하세요. 어떤 일 때문에 오셨나요?"

B. "요즘에 집중이 잘 안 돼서 혹시 문제가 있나 해서 왔어요."

A. " 그렇군요 잘 오셨습니다. 언제부터 집중이 잘 안 되셨나요?"

B. "대학교 들어와서 2학년 때부터 그랬어요. 1 학년 때까지는 계속 놀다가 이제 정신 차리고 학점 관리하려는데 공부에 전혀 집중이 안 돼요. 그래서 찾아보니깐 성인 ADHD? 그거 걸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A. " ADHD가 걱정되는군요. 혹시 ADHD가 의심되는 다른 이유도 있을까요?" - ADHD에 대한 아는 정도

B. "아니요? 그거는 잘 모르겠어요."

A. "그래요. ADHD는 보통 어렸을 때부터 발현돼서 어렸을 때 어땠는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혹시..."

B. "어렸을 때는 괜찮았어요. 공부는 못했는데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는다고 선생님들한테 이쁨 받았어요."

A. "모범생이었군요.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하셨나요?" - 어렸을 때 집중력

B. "아 그건 또 아니었어요. 그냥 이쁨 받는 게 좋아서 맨 앞에 앉아서 이해 안 되는데 듣고 있는 척했던 적도 많아요."

A. "그랬군요. 그러면 ADHD 관련된 다른 질문들도 하겠습니다. 평소에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시나요?" - 물건 잃어버림

B. "음 옛날에는 많이 잃어버렸는데 지금은 안 잃어버려요. 중요한 물건은 다 가방에 넣고 다니거든요. 그러면 가방만 챙기면 돼서."

A. "그래요. 그러면 평소에 지각을 자주 하시나요? 학교 수업시간이나 직장, 약속 시간 등에요." - 지각

B. "지각은 절대 안 해요. 근데 약속 시간에는 조금씩 늦긴 해요."

A. "그러면 혹시 지각을 안 하기 위해서 너무 일찍 가 있진 않나요?"

B. "아르바이트는 보통 2,30분 정도 일찍 가있어요."

A. "그렇군요. 출근하는데 얼마나 걸리시나요?"

B. "20분이면 가요."

A. "늦지 않으려고 많이 일찍 가 있으시군요. 약속 시간에 늦어서 곤란했던 적이 있나요?"

B. "음 친구들이 저는 맨날 늦으니까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 자기들끼리 먼저 놀고 있어요."

A. "그렇군요. 왜 지각을 하게 되시는 것 같으신가요? 예를 들면 외출 준비를 미루다가 그럴 수 있고,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B. "음 둘 다 인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계속 미루다가 급하게 준비하고 나가요."

A. "평소에 해야 할 일을 많이 미루시는 편인가요? 예를 들어 과제나 공과금 내는 일 등을 마감 직전까지 미루다가 하시나요?" - 해야 할 일 미루기(procastination)

B. "아 그거 완전 심해요."

A. "어렸을 때부터 그랬을까요?"

B. "아뇨 어렸을 때는 안 그랬어요. 어렸을 때는 오히려 일이 밀리는 게 싫어서 그때그때 바로 했던 거 같아요. 대학교 들어서 그렇게 된 거 같아요."

A.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 것 같으세요? 어렵고 지루한 일을 주로 미루게 되나요?"

B. "네 맞아요. 어렸을 때는 해야 할 일이라 해봤자 쉬운 것들이잖아요? 근데 지금은 과목도 훨씬 어려워졌고 할 줄 모르는 일도 많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A. "그렇군요. ADHD에서는 충동적인 면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비를 충동적으로 하는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 충동적 소비

B. "음 저는 정말 아끼는 스타일이라.. 근데 가끔 돈을 쓸 때가 있어요. 근데 그 정도는 다들 쓰는 거 같은데.."

A. "그렇군요. 가령 충동적인 소비로 인해서 월급을 다 써버리고 돈을 잘 못 모으시나요?"

B. "돈이 안 모이긴 하는데 그기 충동적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월급이 작아서.."

A. "혹시 얼마 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B. "용돈까지 하면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해요."

A. "그렇군요. 그러면 또 다른 충동적인 부분이 과식을 자주 하거나 식욕을 조절하기 어려우신가요?" - 식욕 조절

B. "그러지는 않아요. 평소에 별로 안 먹는 편이라서."

A. "그래요. 또 대화할 때 충동적인 면이 드러 날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끊는 경우가 자주 있나요?" - 말 끊기

B. "아 그거 정말 그래요. 제 친구들이 그거 가지고 맨날 뭐라고 해요. 지금은 제가 안 그랬죠?"

A. "네, 지금은 딱히 안 그런 것 같은데 평소에 편한 분 들하고 이야기할 때는 그렇군요. 좋습니다. 또 한 가지는 감정기복이 좀 있을 수 있는데 어떤가요?"

B.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말하는 거죠? 음.. 그거는 조금 있긴 한데 다들 그런 게 아닌가요?"

A. "남들보다 심하진 않다고 느끼시는군요. 네 좋습니다. 다른 질문들 몇 가지만 더 하겠습니다. 잠은 잘 주무시나요?" - 수면 패턴 문제

B. "잘 자는데 늦게 자는 편이에요."

A. "몇 시쯤 잠드시나요?"

B. "새벽 3, 4시쯤에 자요. 다음날 아침 수업이 있어도 맨날 늦게 자서 피곤해요."

A. "잠들기가 어려우신가요? 아니면 다른 일을 하다가, 잠 자기가 싫어서 늦게 자는 걸까요?"

B. "잠자기 싫어서 그런 거 같아요. 계속 핸드폰 보다가 자요."

A. "그렇군요. 가령 방학 때에는 밤낮이 자주 바뀌고 그러나요?"

B. "네 맞아요. 잠을 계속 늦게 자다가 나중에는 새벽 4,5시에 자고 낮 2시에 일어나고 그래요."

A. "네, 좋습니다. 지금까지 여쭤봤던 ADHD 의심되는 증상들로 인해서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지장이 되나요?" - 일상생활 지장

B. "평소에 생활하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 좀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거 말고는 크게 불편한 건 못 느꼈어요."

A. "네, 그래요. 지금까지 들은 얘기를 종합해 봤을 때 아직 ADHD 가 확실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했던 뇌파검사나 CAT 검사 소견도 애매하게 나왔군요. 하지만 약물 치료를 시도해 볼 순 있을 것 같습니다. 낮은 용량으로 1주일치 처방드릴 테니 드셔보시고 1주일 후에 보시죠."

(1주일 후)

B. "안녕하세요 선생님. 약 먹어봤는데 먹고 나서 커피 먹은 것처럼 조금 깨는 느낌은 있는데 그거 말고는 특별히 효과는 없었던 거 같아요. 근데 약 먹고 조금 두근거려서 불편했어요. 원래 그런 건가요?"

A. "아 제가 미처 설명을 못 드렸던 부분이네요. 약 부작용으로 두근거림이 있을 수 있어요. 아무래도 각성시키는 약이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드셨던 것은 약의 효과가 맞을 것 같아요. 약을 먹고 집중력의 변화는 안 느껴졌나요?"

B. "네 딱히 없었어요. 오히려 조금 불안해서 집중을 잘 못했던 거 같기도 해요."

A. "그렇군요. 오늘은 그러면 ADHD가 아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지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두 번째 케이스는 환자분도 스스로 ADHD를 의심했고, 치료자도 의심하였지만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었던 경우입니다. 이러면 부작용을 조절해 주면서 용량을 높이거나 다른 ADHD 약물을 시도해 볼 수도 있고,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쭤봤을 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에도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A.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둘 다 특별히 해당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일단은 자기 전에 휴대폰을 줄이시고,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만들어 보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인지행동 치료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B. "아, 그게 그렇게 큰 영향이 있을까요? 다들 그러지 않나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에는 어렸을 때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에 기능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대학교 공부처럼 고기능을 요구하는 일을 하려다 보니 부족함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하나씩 개선해 나간다면 조금 더 높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 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우선은 환자분이 그런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정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병'이라고 하기엔 어렵지만, '문제의 원인'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이 꼭 수면 패턴의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아무튼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로 인해 문제들이 발생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는 모두 지어낸 것이며 실제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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