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맛이 되는 시간
비프스튜를 끓이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하루의 속도가 낮아진다.
이 요리는 처음부터 서두름을 요구하지 않는다. 불 위에 냄비를 올려두는 순간, 오늘은 급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된다. 천천히 익어가는 시간 동안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다. 하루를 정리하기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요리는 많지 않다.
재료는 늘 비슷하다. 소고기와 양파, 셀러리, 당근, 감자등 특별해 보이지 않는 조합이지만 함께 모이면 깊이가 생긴다. 오래 끓일수록 부드러워지는 소고기가 중심을 잡고, 양파는 단맛을 더해주며, 채소들은 제 몫을 넘지 않고 국물에 스며든다. 각자의 역할이 분명한 재료들이 만나 하나의 맛을 만든다. 요리는 언제나 사람 사는 모습과 닮아 있다.
비프스튜는 불 조절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센 불은 필요 없다. 약불에서 시간을 들여야 제맛이 난다. 중간중간 냄비를 들여다보며 거품을 걷어내고, 국물의 농도를 살핀다. 판단이라기보다는 확인에 가깝다. 이 요리는 국물이라기보다 걸쭉한 소스에 가깝다.
요리가 나를 재촉하지 않는 시간, 그 여유가 이 요리를 완성한다. 스튜가 익어갈수록 고기와 채소가 끓으면서 달큼한 냄새가 집안을 채우고, 이제 식탁을 차려야 할 시간이 다 됐다는 걸 알게 해 준다.
최근에 며느리가 출산을 했다. 영양이 충분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이고 싶었다. 해외에서 잠시 귀국한 딸과 사위에게도 같은 마음이었다. 낯선 환경에서 몸이 먼저 지칠 때, 음식은 걱정한다는 말보다 먼저 건네는 보살핌이다. 비프스튜는 그런 마음을 담기에 무리가 없다.
사실 이 요리는 집사람이 겨울이면 종종 끓이던 음식이다. 추운 날, 따뜻한 국물이 유독 그리울 때 자연스럽게 식탁에 올랐다. 신선한 고기와 채소를 듬뿍 쓰기 때문에 건강식이나 다이어트 식으로도 부담이 없다. 이번에는 그 레시피를 그대로 받아 내가 직접 끓였다.
# 재료
소고기 2.5Kg, 양파 2개, 감자 3개, 당근 3개, 셀러리 1대, 토마토 3개, 양송이버섯 6개, 큰 마늘 5개, 토마토홀 통조림 2개, 물 1L, 월계수잎 3장, 오레가노 적당량, 파슬리 적당량, 소금, 후추, 바게트 빵
# 요리 과정
양파 2개, 감자 3개, 당근 3개를 준비한다.
양파, 감자, 당근을 굵직하게 썬다.
셀러리, 토마토, 양송이버섯, 마늘을 준비한다.
셀러리, 토마토, 양송이버섯, 마늘을 굵직하게 썬다.
소고기 2,500g을 준비하고 치킨 타월로 핏물을 제거한다.
소고기를 굵직하게 썰어 볼에 담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재운다.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과 양파를 볶는다.
소고기를 넣고 볶는다.
당근, 감자를 넣고 볶는다.
셀러리, 토마토, 양송이버섯을 넣고 볶는다.
토마토 홀 2개를 준비한다.
토마토 홀을 넣고 볶는다.
물 1리터를 넣는다.
끓은 후 1시간 약불에서 끓이고, 파슬리, 소금, 후추로 간한다.
완성된 비프스튜
비프스튜를 만드는 날이면 아침 일찍 코스트코에 간다. 많은 양이 필요한 소고기를 비교적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고, 셀러리와 양파, 감자, 토마토, 양송이버섯까지 신선한 채소를 한 번에 고를 수 있어서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이미 요리는 시작된다.
비 오는 날이나 해가 빨리 지는 계절, 서늘해지는 저녁에 비프스튜는 특히 잘 어울린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저녁 한 끼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요리다. 냄비 하나 올려두고 시간을 내어주면, 하루도 함께 익는다. 오늘 저녁, 괜히 마음이 분주하다면 비프스튜를 떠올려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