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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던 밤〉

by 김예지

사장이 되고 나서
자주 고민하게 된 일이 있다.

실수한 직원을 어떻게 지적할까.


그 실수가
작은 실수든,
반복된 실수든,
당장 눈앞에 보인 실수든.


나는 그 순간마다
말을 아낀다.
그리고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떻게 말할지를 생각한다.


어떻게 말해야
상처 주지 않을까.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다시 일할 때 위축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정답은 없다.


나는 매번 머릿속에서
여러 문장을 써보고 지우고를 반복한다.


한 마디로 끝날 말을
열두 번쯤은 되뇌다가,
결국 그냥 넘긴 적도 있다.


그런 날엔
‘내가 너무 무른가?’ 싶다가도
한편으론
‘이 공간을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고민이겠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나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일을 정확히 전달하는 말투를
계속 연습 중이다.


말을 한 번 꺼내면
그 사람의 표정이 바뀌고,
공기에도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그래서 말의 무게를 알고 있고,
함부로 던지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적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함께 일하는 사람이니까.


잘못은 말해야 고쳐지고,
피드백이 있어야 성장한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다.

그 사이에서
나는 늘 중심을 찾으려 한다.


한 번은
작은 실수를 한 친구에게
“괜찮아요, 저도 실수했어요.”라고 말했다가
그 친구가 그다음부터 너무 편해진 게 느껴졌다.


다정함이
기준을 흐리는 순간도 있다는 걸
그때 배웠다.


그 이후로는,
실수에는 ‘괜찮아요’보다는
“이 부분은 다음엔 꼭 주의해 줘요”라는 말로 바꾸게 됐다.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간다.


가끔은
지적한 후
그날 밤 혼자 자책하기도 한다.


말투가 너무 딱딱했나?
표정이 차가웠을까?
너무 실망하게 만든 건 아닐까.


그런 마음들이
내가 사장이 되고 나서
새로 생긴 감정들이다.


나는,
일을 잘하게 하고 싶고
사람도 잘 지켜내고 싶다.


그 두 마음을
같이 안고 있는 사람이 사장이라면—
그 고민은 당연한 거라고,
이제는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서 여러 번 대사를 연습한다.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책임을 잃지 않는 말.
사람을 세워주는 피드백.


그 말을 찾기 위해
나는 오늘 밤도 조용히 입을 열었다가 다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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