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다.
만약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차지하고 있는 각 생각들을 분류해 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내 머릿속은 마치 미로처럼 엄청나게 복잡하게 꼬여 있을 것이다.
하루 24시간, 내 뇌는 바쁘게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잡생각이 끊이질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내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그렇게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한번 상상해 보았다.
만약 내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아마 생각들의 지분율이 대략 이렇게 나뉘어 있지 않을까.
1. 글 생각 – 약 40%
이건 분명 가장 큰 지분일 것이다.
이 이야기를 글로 써볼까?
이 문장은 조금 더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아까 떠올랐던 문장이 뭐였더라?
밥을 먹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심지어 잠들기 직전에도
문장 하나가 머릿속을 툭툭치고 지나간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뭘 하든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글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2. 사람에 대한 생각 – 약 20%
내 머릿속에는 늘 사람들이 산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
이미 지나간 사람들,
가끔씩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
특히 가족에 대한 생각은
마치 오래된 나무처럼
내 마음 한가운데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엄마에 대한 기억,
아이들의 어린 시절,
함께 늙어가고 있는 남편.
인간은 결국
사람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글에는 늘 사람들의 온기가 있다.
3. 지나간 시간에 대한 생각 – 약 15%
왜 그때 나는 그렇게 했을까.
그때의 나는 무엇을 몰랐을까.
지금이라면 다르게 했을까.
이런 생각들은
가끔 오래된 앨범처럼 펼쳐진다.
어떨 때는 즐거웠고, 어떨 때는 고단했고.
지나간 모든 시간은
그저 견뎌 온 시간이 아니라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감사의 시간이라는 것을,
성장하면서 성숙시켜 온 아름다운 시간이라는 것을.
과거는 나를 지혜자로 만들었다.
4. 앞으로의 삶에 대한 생각 – 약 15%
70이 되면서 유난히 앞으로의 삶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이번 소설은 어떤 이야기를 쓸까
오늘 산책에서는 뭘 또 보게 될까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포르투갈의 파두 바
예전에는 미래가 멀리 있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매일매일 미래를 체험하며 사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
5. 사소한 일상 생각 – 약 10%
저녁은 뭘 먹지.
화분에 물 줘야 하는데.
저 꽃은 이름이 뭐였지.
아무것도 아닌 생각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사소한 생각들이
어느 날 문득
한 편의 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런 잡생각들도 소중히 여긴다.
그렇게 따져보면
내 머릿속은 꽤 바쁜 곳이다.
생각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문장이 부딪히고
일상이 이야기로 변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 많아서 피곤한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글로 변하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천상 '쓰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