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엄마의 생활철학 #7

나를 위한 밥상

by 해피마망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집안은 고요하다.

남편은 외출하고,

나는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린다.


예전엔 혼자 밥을 먹는 게 서운했다.

누군가를 위해 차리던 손이 허전했고,

마주 보는 얼굴이 없어 쓸쓸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혼자 먹는 점심이, 내 하루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이 되었다.


냄비에 된장국을 데우고,

작은 접시에 김치와 두부조림을 담는다.

한 그릇의 밥 위로 김이 오르고,

그 따뜻한 김이 내 얼굴을 감싼다.

그 순간이 좋다.

누구의 눈치도, 목소리도 없는 오롯한 시간.


식탁에 앉으면 햇살이 어깨를 덮는다.

밖에서는 새소리가 들리고,

창가의 커튼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그 조용한 움직임들이 내게 말을 건다.

너무나 근사해요.”


혼자 먹는 점심은 나를 돌보는 의식이다.

급히 삼키지 않고, 천천히 맛을 느끼며 먹는다.

밥알이 고소하고, 된장국이 부드럽다.

이토록 단순한 맛이 이렇게 깊을 줄을,

남을 위한 밥상에선 미처 몰랐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도 좋지만,

이렇게 혼자 있을 때 더 분명히 느껴지는 게 있다.

‘나는 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만이

타인과도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


점심을 마치면, 설거지를 하고 물기를 닦는다.

부엌 창가에 다시 햇살이 번진다.

오늘도 나를 위한 한 끼를 준비했다는 만족감이

조용히 마음을 채운다.



혼자 있는 시간은 외로움이 아니라 회복의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난다.




<상큼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은,

매주 월, 화, 수, 금,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바쁘고 지루한 일상,

한끗 어긋난 시선으로 촌철살인의

유쾌함을 함께 누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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