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청각장애인이 서비스업을?
비장애인 친구들과 같은 시기에 진로를 고민했고
‘항공서비스’라는 전공의 대학을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 후, 그 전공을 살려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을 시작한 지 벌써 9년째다.
더 자세한 과정이 궁금하다면,
‘1) 나의 성장기‘ 에서 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정신없는 상황과 다양한 업무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청각장애인인 내가 어떻게 9년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남들보다 두 배 집중했을 뿐이야 “
확실한 건 남들만큼, 어쩌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신입 초반의 마음자세로 늘 적극적으로 배우고,
솔선수범하며 업무에 임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르며 업무 지식이 쌓이고,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보통의 사람’
처럼 직장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건,
청각장애인이어서가 아닌 누구나 겪는 직장생활 생존기의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서비스 현장에서 청각장애인이 일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먼저 귀에 있는 보청기가 눈에 들어올 테고,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엔
고객이 요구하는 말을 잘 듣고 있는 건지
불안해 할 수 있으려나,
정신없는 공항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소통은 잘 되고 있는지
걱정하는 직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업무에 익숙해진 9년 차이지만, 나는 여전히
고객의 요구를 더 잘 들으려 애쓰고,
동료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늘 노력한다.
그렇게 매일을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집중한다.
지난 시간들이 외롭고도 힘든 과정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긴 듯하다.
청각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직장생활의 과정들,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노하우들을
하나씩 이곳에 기록해보려 한다.
청각장애인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
곁에 있는 동료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또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 는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그런 긍정적인 영향이 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