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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는 일하는 청각장애인입니다.

EP1) 청각장애인이 서비스업을?

by 세아


비장애인 친구들과 같은 시기에 진로를 고민했고

‘항공서비스’라는 전공의 대학을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 후, 그 전공을 살려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을 시작한 지 벌써 9년째다.


더 자세한 과정이 궁금하다면,
‘1) 나의 성장기‘ 에서 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정신없는 상황과 다양한 업무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청각장애인인 내가 어떻게 9년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남들보다 두 배 집중했을 뿐이야 “


확실한 건 남들만큼, 어쩌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신입 초반의 마음자세로 늘 적극적으로 배우고,

솔선수범하며 업무에 임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르며 업무 지식이 쌓이고,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보통의 사람’

처럼 직장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건,

청각장애인이어서가 아닌 누구나 겪는 직장생활 생존기의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서비스 현장에서 청각장애인이 일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먼저 귀에 있는 보청기가 눈에 들어올 테고,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엔

고객이 요구하는 말을 잘 듣고 있는 건지

불안해 할 수 있으려나,


정신없는 공항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소통은 잘 되고 있는지

걱정하는 직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업무에 익숙해진 9년 차이지만, 나는 여전히

고객의 요구를 더 잘 들으려 애쓰고,

동료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도록 늘 노력한다.


그렇게 매일을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집중한다.


지난 시간들이 외롭고도 힘든 과정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긴 듯하다.


청각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직장생활의 과정들,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노하우들을

하나씩 이곳에 기록해보려 한다.


청각장애인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

곁에 있는 동료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또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 는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그런 긍정적인 영향이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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