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급하게 떠나지는 말아 줘
나를 집 안에만 가둬두었던 지독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각자의 빛깔을 뽐내는 꽃들이 기다렸다는 듯 피어나고, 살랑살랑 부드러운 바람이 머리칼을 간지럽힌다.
아직 완연한 봄이 온 건 아니지만,
봄을 너무도 기다린 내 마음이 먼저 가닿은 탓에
이미 내 안은 봄으로 가득하다.
아주 잠시 머물다 갈 계절인 것을 알기에, 기다려진 만큼 가버리기도 전에 벌써 아쉽기만 하다.
너를 보내고 나면 또 몇 번의 계절을 거친 후에야
다시 마주할 수 있겠지.
그러니 너무 급하게는 떠나지 말아 줘.
우리, 조금만 더 오래오래 마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