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겨울꽃 05화

나는 오늘 추억을 팔았다.

by 류하온

반지함 속에 고이 감춰두었던 커플링을 팔았다.

만난 지 일주년 된 기념으로 맞췄던 커플링의 반쪽을 팔아버렸다.

그 커플링을 산 지 벌써 십 년 전이더라.

지금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때 샀던 가격의 반조차 되지 않았어.

한 때는 커플링을 나눠 끼었던 내 반쪽이었던 사람아,

끝까지 미련하게 붙들고 있었던 마지막 한 조각을 지금의 내 처지로 인해서 없애버렸어.

후련해야 하는데 후련하지가 않더라.

십 년 전, 커플링을 맞추려고 이곳저곳 같이 돌아다녔던 기억도 팔아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추억은 팔았지만 기억을 팔지 못한 것 같아.

그런 기억을 나 혼자 붙잡아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깟 과거가 나를 숨 쉬게 하지는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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