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겨울꽃 04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by 류하온

처음부터 상한 우유가 된 것은 아니었다. 분명히 신선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진 우유였었다. 냉장고 안에 넣었으니 조금 유통기한이 지나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것은 크나큰 착각이었다. 긴 기다림 속에서 유통기한을 넘겨버린 우유를 먹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미련 없이 버렸을 텐데. 상한 우유를 먹으면 배탈 때문에 하루 종일 괴로울 것이 뻔한데. 그런데 왜 고민을 하고 있을까. 사실 유통기한 따위 조금 지나버려도 아직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 알량한 생각때문이겠지.


신선한 우유가 변질되어 상한 우유로 변하기까지 나는 무엇을 했던 걸까. 이미 상해버린 우유를 싱크대에 부어 버렸다. 겉보기엔 깨끗한 색을 가진 우유겠지만, 그 속은 더러운 곰팡이와 세균들로 가득하겠지. 작은 한숨을 내쉬며 싱크대의 물을 틀었다. 쏴아악-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우유의 잔해들이 흩어져서 내려간다. 싱크대에 가득했던 상한 우유의 비린내까지도 함께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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