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안에 사는 나무
임하연
기억을 저장하는 나무에는
망각의 수액도 함께 흘러
전생을 돌아나온 영혼이라 해도
다 알지 못한다
구슬 같은 달빛 한 점 이고 선
청춘의 길섶에 핀 들꽃 같은 이여
그리움의 솜털이 보송보송 돋아나는
나무 한 그루 내 안에 산다
임하연 (시인, 수필가) 월간문학신인상에 수필 「겨울나비」 당선. 시문학신인상에 시 당선 등. 서울시장상 수상(1등). 조선일보 등 일간지에 작품 발표. 시집『새벽을 나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