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10부

사랑이야기 ver1

by Crabin

샬롬~ 2012년 겨울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이 때 그대를 그리며 펜을 다시 들었소. 11월 중순이라 아직은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그 추위가 나를 더 외롭게 하는 구려.


나의 근황을 잠깐 말하자면, 일단 학교는 잘 다니고 있소. 아직까지 졸업 안하고 학교다니고 있다는게 조금 부끄러워 숨어다녔는데 숨길 수 없는 이노무 존재감에 후배들에게 인사받으며 다니고 있다오. 물론~! 그런 후배들이 친함의 표시로 하는 인사가 아니라 동네 슈퍼마켓 아씨한테나 하는 고 정도의 인사지만 아는 척 해주는 후배들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오.


그거 아오? 아직도 난 철부지 애 라는거! 왜냐구요? 내 또래 친구들은 취업이니 결혼이니 현실적 고민에 피터지게 공부를 하거나 결혼 자금 마련에 수고를 다하지만 난 그저 목사가 될 꺼라는 꿈만 안은채 아직도 오토바이나 동경하고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야외 수업하자고 딴소릴 하질 않나 정독실에서 침 흘리고 잠이나 자고... 가만히 이런 나를 돌아 보았소. 지금의 나는 무얼 생각하는 말이오. 데카르트의 방식으로 나를 쳐다보았는데 분명 머리 속엔 그 어떤 큰 생각의 에너지가 있더이다. 이 생각의 에너지가 너무 강력해 다른 사상이나 개념들이 왔다가도 팅겨져 나가는 것 같소. 그래서 철학,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도 교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집중하다가도 이내 내 생각에 잠겨버리곤 하오. 잡념 이라고만 생각하진 않소. 또 공부 못하는 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비춰지기도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소. 그렇다고 쇼펜하우어처럼 염세주의 괴짜 천재는 더더욱 아니오. 나의 생각의 에너지는 곧 의지라고도 할 수 있소. 내 의지 속에 분명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하나님의 목적에 이끌고자 하는 하나님만의 열심이 내포되어 있음도 책을 통해 알고도 있소. 그런데 나의 그 생각의 에너지가 지금 어디를 향해 질주 하고 있는지 아직 잘 파악이 안되고 있소. 이럴수록 더욱 기도와 말씀에 매진하는 것이 답인 것 같소.

어제도 그댈 생각했고 오늘도 그댈 생각하고 내일도 그댈 생각 할 것이오. 내 의지의 질주에 분명 그대도 한 몫하는 것 같소. 지금의 내 모습이 누추하고 보잘 것 없어 용기내어 그대에게 다가서지 못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큰 용기내어 찾아뵙겠소. 하루이틀 사귀자는 그런 가벼운 고백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하자고 하나님 다음으로 그댈 최고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머슴으로 살 것을 서약하는 그날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소. 부인은 느껴지지 않소? 한편으로 그런 생각도 했소. 이런 못나고 찌질한 놈 만나 고생하게 하느니 독신으로 살까. 거짓이 아니라 고3땐 정말로 진지하게 독신으로 살 고민도 했었고 요즘의 나의 모습을 보면서 간혹 그런 생각에 빠지기도 하오. 독신... 결론은 난 절대 못한다 였소. 내가 어찌 사랑하는 부인을 놔두고 혼자 살리오.ㅋ 그리고 날 닮은 미니어쳐들을 못 해도 셋은 봐야 하는데 그 열정과 기대를 버리고 어찌 혼자 살아가겠냔 말이외다. 그러한 결론 이후 더더욱 부인에게 잘 해야겠다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들어서면서 장차 나타날 부인을 위해 멋드러지게 불러줄 Bruno Mars의 "Marry you"를 외우고 있다오.ㅋㅋ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지난 밤 혼자서 결혼식 세레모니에 허니문 계획까지 잡고 임신과 출산, 애들 입학과 졸업, 그리고 그대의 미니어쳐들의 결혼. 그리고 또 손주까지. 쭈욱 평생을 그려보면서 내가 감당해야할 것들이 참으로 많구나. 그 중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 두 개를 뽑자면 하나님과의 의리와 부인의 여리디 여린 손. 비록 투박하고 못생긴 내 손이지만 항상 부인의 손을 꼬옥 감싸주어야 겠다는 다짐이 들었소. 그러니, 빨랑 나타나 나랑 결혼해주오.ㅋㅋㅋ

11월 중순 어느날, 더욱 추워지는 날씨 속에 그대가 내 품에 안겨있다는 생각으로 벼개를 얼싸안고 잠자리에 들터이니 부인은 딴 거 말고 날 위해 기도하고 주무시길 바라오. 넘 이기적인가? 알았소. 나도 그댈 위해 기도하고 벼갤 붙들겠소. 여름엔 죽부인이나 하나 사야겠소이다.^^ㅋ 마지막으로 항상 하는 인사로 마무리 하겠소. 부인 싸랑하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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