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머무르는 곳은 첫 번째 한옥 펜션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유럽식 펜션이었다.
청풍호를 바라보고 푸른 잔디정원이 있는 그림 같은 집이다.
아기 같은 얼굴에 머리는 백발인 주인장이 반갑게 우릴 맞는다.
해질 무렵이 되자 만화 속의 요술쟁이처럼 다시 나타났다.
"할머니 구순 90 축하드립니다! 여기 노을이 너무 예쁘니 청풍호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드릴게요"
그러더니 갑자기 사다리를 가져온다. 꽤 높은 사다리인데 위험할 텐데 그 맨 꼭대기에 꼿꼿이 선다.
"위험해요!"
"괜찮아요! 다들 화로 주변으로 동그랗게 모여서 앉으시고 저 호수를 바라보세요! (찰칵) "
"이번엔 앉은 채로 이쪽을 봐주세요! (찰칵)"
"다시 팔을 위로 올려 보시고요! (찰칵)"
연신 사진을 찍어 주시더니, 어디선가에서 파티 용품을 잔뜩 가져다주신다.
"풍선도 불어 주세요~ 준비하신 플래카드도 붙이시고,,"
"머리에도 하나씩 골라서 써 주세요!"
엄마도 머리엔 왕관을 어깨엔 왕비와 같이 금색 띠를 둘렀다.
난 얼떨결에 나도 모르게 '공''주'라고 적힌 별이 두 개 달린 머리띠를 하고 있다.
오빠는 큰 하트 풍선을, 언니는 블링블링 머리띠를 다 하나씩 쓰고 있다.
엄마의 구순 파티 주간은 절정으로 달린다!
"자~~ 찍습니다! (찰칵)"
오빠는 엄마의 완전한 짱구다!
"우리 어머니도 90이신데 지금 여기 놀러 오셨어요! 저희는 다섯 자매라 어머니가 처음엔 욕 많이 드셨는데 이제는 딸들이 많아 너무 좋아하세요~"
우리 가족은 큰오빠 밑에 줄줄이 4 자매라 엄마도 할머니한테 한소리 들으셨다 한다.
아들 하나 낳아 놓고 맘 놓고 딸 낳는다고,,
해가 지면서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몽실이도 기분이 좋은지 간만에 꼬리를 위로 치켜세우고 잔디밭을 활달히 걷는다.
마당에선 바비큐 그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저녁이 다가오니 바베큐 냄새를 맡은 동네 고양이가 몰래 밥 먹으러 집으로 들어온다.
짱구와 몽실이는 고양이의 뒤를 쫓아 마당 안을 뺑뺑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