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그녀

by 김 몽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면 우리의 뇌는 현실의 문제를 잠시 망각하고, 적응을 위해 최대한 긍정적 신호를 우리 몸에 전달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자연이나 예술 작품의 감상은 현실의 고통을 잠시 잊고 생활의 때를 벗겨준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몽실이에게도 작은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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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이는 말티즈 여자 14살, 사람나이로는 70세에 가까운 나이이다.

올해는 몽실이에게 힘든 한 해였다.

유선종양이 생겨나고 자궁내막의 이상 징후와 내분비 감소증상이 일어났다.

의사는 유선 종양으로 수술 시, 심장이 약하고 갑상선 기능이 약해져서 마취 후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어떤 병원은 아예 수술은 위험해서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선에 있던 혹이 빠르게 커지는 걸 지켜보면서 우리의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결국 마취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선 전체 적출이 아닌 부분 적출로 결론을 내었고, SNC24시 동물병원 선생님의 과감한 결정으로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꼬리와 엉덩이 부분에 털이 빠지고, 기운이 없는 것은 갑상선 기능 저하 때문이었다.

사람과 달리 한번 안 좋아진 갑상선 수치는 평생 약으로서 조절하는 수밖에 없다 한다.

그래서 하루 2번 12시간 간격으로 약을 먹임과 동시에 부드러운 영양캔이나 영양식을 줘야 했다.

호박죽에 강황을 조금 섞어 주사기에 넣어 입안에 강제로 넣어줘야 한다.

그래서 입주위가 항상 노랗게 물들어 있다.

이 부분에선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에서 여자주인공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 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난 그 악역을 감래 해야 하고, 그녀는 또 얼마나 치욕적이고 싫었을까...



수술로 인해 몸털도 깎았고 노래진 입주위의 털도 짧게 깎았다.

이빨은 또 어떠한가?

올해 초 이빨에도 문제가 생겨 발치 후 하나의 송곳니만 남아있다.

그러니 스스로 사료 알갱이 먹기도 쉽지 않다. 혀로 넘긴 사료가 다른 한쪽으로 흘러나오기 쉽상이다.


그러고 보니 매력적인 하얀 털은 사라지고 이빨이 없어 한쪽혀가 항상 옆으로 내밀어져 있는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

수술 후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었지만, 꼬리는 아직도 엉덩이 사이로 말려서 초라하고 자신 없어 보이는 한 노견의 모습이다.


그토록 당당하고 거리를 활보하면 사람들에게서 '아이 너무 예뻐요!'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그녀가...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자신 없이 감춰진 꼬리가 다시 하늘로 뻗어 올려졌다.

모든 가족이 함께 있다는 신뢰와 좋은 공기, 넓은 마당이 그녀에게도 좋은 영향을 줬던 걸까?

식욕도 좋아지고 목소리도 다시 내기 시작했다.


구순의 엄마와 몽실이는 더 이상 세월을 등진 늙은이가 아닌 세월을 잘 견뎌내고 다시 일어선 '위풍당당 그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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