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유독 행사가 많은 한 달인데 그중에서 으뜸은 짱구 할머니의 구순90연 이다.
할머니는 1935년에 태어나셔서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 근대사의 폭풍 같은 세월을 고스란히 겪으셨다. 그 인생 스토리를 엮어 영상으로 만들고자 옛 사진첩을 뒤적인다.
엄마의 고향은 경상남도 남해군 선소라는 마을이다.
이전 남도여행으로 그곳을 가본 적이 있었는데 방파제가 엄마의 품처럼 감싸 안은 호수같이 고요하고 정적인 바다이다. 오리 떼가 헤엄치고 일몰 때는 황금 갈대밭으로 넘실거리는 석양으로 가득하다.
멀리 바다 건너 보이는 내륙의 산은 마치 바다 위의 구름에 가린 화산처럼 신비롭게 보인다.
나는 기념 영상의 제목을 <엄마의 바다>라고 칭했다. 그리고 석양이 붉은빛에 물들 무렵 김호중이 부르는 <상사화>라는 음악이 배경으로 시작된다.
모란이 피면 모란으로
동백이 피면 넌 다시 동백으로
나에게 찾아와 꿈을 주고
너는 또 어디로 가버리나
인연이란 끈을 놓고 보내긴 싫었다
향기마저 떠나보내고
바람에 날리는 저 꽃잎 속에
내 사랑도 진다
아아 모란이 아아 동백이
계절을 바꾸어 다시 피면
아아 세월이 휭 또 가도
내 안에 그대는 영원하리
부산여고를 졸업하고 22살에 부산으로 시집을 와서 다섯 자녀를 키워내는 과정을 오늘날의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지나간 그들은 시간을 거슬러 멋있었고, 사랑했으며, 당당히 모든 고난을 이겨냈다.
우리 5형제를 포함하여 며느리, 사위, 조카, 조카며느리와 사위, 그리고 짱구 이렇게 총 18명이 모두 모였다.
짱구와 조카들은 할머니 몰래 플랭카드를 준비했다.
"짱구야! 고맙다! 우리 자식들,손주들 너무 고마와 눈물이 다난다!"
할머니는 감동의 눈물을 보이신다.
"할머니, 울면 안돼!!"
"엄마~~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백세 잔치도 해야줘!"
큰 오빠의 집에서 오글오글 모든 가족이 모여 잔치를 벌였고, 우리 5형제는 구순을 기념하여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물론 짱구도 함께!